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했습니다. 총리실은 폭염에 따른 현기증 증세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스라엘 극우 내각이 추진하는 사법개편에 거세게 반대하는 여론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 탓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총리의 상태는 양호하다"며 "텔아비브 인근 텔하쇼머에 있는 셰바 병원에서 의료 검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총리실은 "약간의 현기증을 느껴 주치의의 조언에 따라 셰바 병원의 응급실로 실려 갔다"며 "초기 검사에서는 모두 정상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호에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당시 갈릴리호의 낮 최고 기온은 38도를 넘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에선 폭염이 한창입니다.
앞서 대다수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슴 통증을 느끼긴 했지만 의식이 완전히 있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유력 온라인 매체인 왈라는 네타냐후 총리 측근의 말을 인용해 "그가 의식을 잠시 잃었으나 병원에서는 의식을 완전히 되찾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응급실 행이 폭염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법개편 반대 시위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원인이라는 것이죠. 이스라엘 야권과 법조계, 시민단체 등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연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국이 시위로 들끓고 있습니다. 일부 예비군들까지 네타야후 총리가 사법개편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복무를 거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에따라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도 갈등이 심해지는 양상입니다. 미국은 사법개편 입법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과 가치를 훼손한다고 비판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연정을 '역대 가장 극단적인 정부'로 규정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건강 문제로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작년 10월에는 유대 명절인 '욤 키푸르'(속죄의 날) 종교 행사 도중 건강에 이상을 느껴 정밀 검사를 받고 입원했었지요.
올해 73세인 네타냐후는 1996년 처음 총리에 취임한 이래 15년 넘게 집권한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입니다. 하지만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그의 정치 경력에서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