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재계와 잇따라 간담회
전략산업 육성 위한 펀드 조성
세제 혜택·공제 등 지원책 내놔

정부가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계속되는 수출 부진과 제조업 업황 악화 등으로 성장 동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업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도 직결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최근 중견기업·대기업 관계자들과 각각 간담회를 갖고 민간 투자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26일 중견기업인 간담회에서 "올해 기업들이 경제가 어렵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면서 "투자의사결정을 검토 중이라면 올해로 당겨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앞서 지난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대기업들과 함께 개최한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앞으로 우리 경제가 빠르고 강한 경기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시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들은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역량을 구축해 수출 확대에 매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산업부는 이날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정책금융 750억원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출자한 750억원을 더해 1500억원 규모 모펀드를 만들고, 다시 1500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자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농식품부도 지난 21일 2027년까지 농식품 산업에 5조 6000억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여기에 정부재원 6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농식품분야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농식품 분야의 신규 벤처투자는 지난해 1246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13조 6000억원)의 0.6%에 그쳤을 정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나서 4조3000억원 규모의 융자 상품을 출시하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정책·민간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각종 세제 혜택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해 한시적으로 운용하는 임시세액공제제도는 투자 증가분(올해 투자액 - 직전 3년 평균 투자액)에 한해 10% 추가 공제를 적용하는 투자 장려책이다.

국가전략기술 사업사업화시설에 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경우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 달에는 전기차와 수소 등 분야도 국가전략기술로 추가했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범위를 동물 세포 배양·정제기술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가 민간 투자에 사활을 거는 것은 하반기 경기 동력을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이 같은 성과는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69.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제조업 근로자는 오히려 3만9000명 줄었다. 20대와 40대 취업자도 각각 6만3000명과 4만8000명 감소했다.

정부가 각종 인센티브를 내세워 기업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대기업 등이 투자 확대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전경련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을 물은 결과, 응답기업(107개사)의 60.7%가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상반기보다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24.3%에 달했고, 늘리겠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 대책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 대책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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