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부결 당론 않는다, 가결은 의원 권한' 추가 논의 예고한 野
與 강민국 "윤관석·이성만 체포안 부결시킨 자율투표와 다를 바 없어"
장동혁 "'너나 가라 하와이' 쇄신안 무시하며 '존중'?…혁신 남일이란 것"

더불어민주당이 당 혁신위원회의 국회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요청에 '회기 중 체포동의안 부결 당론을 정하지 않는다. 의원 개개인 권한이니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대응하자 여당은 "반쪽 혁신안"이 됐다며 맹공을 가했다. 부결로 귀결된 기존 자율투표 방침에서 실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7일 논평으로 민주당을 겨냥 "개혁을 위해 '혁신위'를 출범시켜놓고, 정작 혁신위가 권고안을 내자 지도부의 입맛에 맞게 바꿨다"며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은 '의원들의 동의 필요'를 핑계로 댔고,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요구는 '부결로 당론을 정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가 지난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야 국회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제안한 뒤 당내 서명을 받고, 민주당에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인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quot;불체포권리를 포기한다&quot;고 말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인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불체포권리를 포기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앞서 전날(26일)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임시(국)회'는 열지 않고 비회기 기간을 확보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겠다"며 "회기 중 체포동의안 요구가 올 경우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비회기인 1월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이재명 당대표 검찰 소환을 염두에 둔 '연중무휴 방탄국회'를 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권 수석대변인은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 요구에도 "의원 개개인의 권한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체포동의안 가결 여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는 최고위 참석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하니, 누가 보더라도 혁신에 대한 진정성은 물론 혁신위의 존재가치를 의심케 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는 건 결국 지금까지와 똑같이 '자율 투표'에 맡기겠단 것"이라며 "앞선 (민주당 탈당)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의 표결 또한 자율 투표에 맡겼지만 부결됐다. 눈 가리고 아웅일 뿐 어쨌든 불체포특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면 되는 간단한 일마저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가겠다느니, 절차나 형식을 운운한다"며 "허울만 그럴싸한 '맹탕 혁신위'였음을 국민께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상 1호 혁신안을 거부한 민주당에게, 혁신위가 앞으로 어떤 혁신안을 제안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은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와 '체포동의안 당론 가결'이란 혁신위의 1호 쇄신안에 '선택적 수용' 입장을 밝혔다"며 "혁신위의 제안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쇄신안을 대놓고 무시하면서 '존중한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추궁했다.

그는 "한 최고위원은 '혁신위원들이 정치를 너무 모른다'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처음부터 정치적 목적으로 혁신위를 띄웠다는 자백이나 다름없다"며 "딱히 믿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재명 대표가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위임한다더니 그 또한 빈말이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재명 방탄'의 요체인 '대표 권한'을 '나눠준다'고 말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이렇게 '너나 가라 하와이'를 외칠 거라면 혁신위는 무엇하러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결국은 이번에도 민주당의 혁신은 '혁신'이라 쓰고 '남의 일'이라고 읽어야 할 것 같다"고 이 대표의 어록을 빌려 비꼬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기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