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6일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사교육 경감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기였던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핀셋 제거'하고 사교육 이권 카르텔도 끊어내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 체제로 흡수한다는 것이 골자다.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수능 시험을 준비하면서 과도한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도록 킬러 문항을 제거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사교육 카르텔에 대해선 범정부 차원에서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대통령실도 "사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 부분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힘을 실어주었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를 믿고 힘과 지혜를 함께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렇게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사교육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통계청 조사를 보면 올해 1분기 가계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중 만 13∼18세 자녀가 있는 가구의 월평균 학원·보습 지출은 114만3000원에 달했다. 가족 전체 한 달 식사비와 주거비를 합한 만큼의 돈을 자녀 학원비로 지출한 셈이다. 1~4분위 가구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과도한 교육비 지출은 가구 소득이 많든, 적든 마찬가지다. 이러니 사교육만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사교육은 출산율 저하의 핵심 요인이다. 한마디로 망국병인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공교육 정상화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번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기대가 크다. 이 참에 킬러문항 출제와 그로 인한 과도한 사교육 부담이라는 악순환을 확실히 끊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교육과정 내 출제'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사교육 대책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역대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 공교육 정상화에 번번이 실패한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오락가락 하지말고 정권의 명운을 걸고 밀고나가야 한다.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다. 이번 대책이 공교육 정상화라는 긴 여정의 출발점이 되어 망국병 치유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