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예기획사들이 퍼블리시티권 전담 인력 부족으로 소속 연예인의 얼굴, 이름 등을 무단 사용하는 행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사들이 지난 6월부터 시행된 퍼블리시티권 보호가 가능해졌다는 것은 대다수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를 전담할 인력이 부족해 침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특허청이 발표한 '2023년 퍼블리시티권 계약 및 침해 현황에 대한 업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획사들의 퍼블리시티권 인지도는 79.3%에 달했다. 퍼블리시티권은 이름과 얼굴 등이 갖는 경제적 가치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다. 지난 6월 소위 '퍼블리시티권 보호'를 위한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이 도입, 시행되고 있다. 계약서에 퍼블리시티권과 관련된 사항이 포함됐다고 응답한 기획사는 82.9%로 조사됐고, 이 가운데 초상(88.2%)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성명(76.5%), 예명(64.7%), 음성(50.0%), 신체 형태(사진·그림 등 42.6%) 등의 순이었다.
퍼블리시티권 침해 경험이 있는 기획사는 전체 응답의 8.6%를 차지했다. 가장 빈번한 침해 유형은 소속 연예인의 얼굴 등을 무단으로 광고에 이용하는 '광고출연 계약 없이 무단이용'이 절반을 넘는 57.1%에 달했다.
퍼블리시티권 대응에 있어 기획사들의 애로사항으로는 '퍼블리시티권 침해 사실을 알아내는 것(64.6%)', '손해액 산정기준 마련(53.7%)', '침해소송 진행(46.3%)' 등의 순으로 많았다. 무엇보다 대분분의 기획사(80.5%)가 사내 퍼블리시티권 전담 인력이 부족해 침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퍼블리시티권 침해 행위는 현행법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돼 민사상 손해배상과 침해금지 청구가 가능하고, 특허청 행정조사 대상에 해당한다. 침해 시 행정소사를 신청하면 비용이 전액 무료이고, 특허청 전담조직으로부터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을 받을 수 있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지난해 6월부터 5월까지 퍼블리시티권 침해 행위 행정조사 신청 건수는 31건에 달했다. 행정조사 결과, 침해 행위로 인정되면 위반 행위자에게 행위 중지 시정 권고가 내려지고, 시정권고 미이행 시 위반 행위 내용이 언론에 공표된다.
김시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기획사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신청된 행정조사 건에 대해서는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음반, 영상, 스포츠 등 82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방문·온라인·전화 등 복합 조사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