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BIE회원국 반응 전해 K소프트파워 알린 4차 PT 호평 11월28일 개최지 투표결과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결전만 남았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으로 한판 승부를 벌인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는 갖고 있던 패를 모두 열었다. 남은 것은 오는 11월28일 예정된 개최지 선정 투표와 179개 BIE 회원국의 선택뿐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국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막강한 '오일머니'의 힘으로 '엑스포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며 물량공세를 폈다. 사우디 측은 2030 리야드엑스포를 탄소 중립을 뛰어넘는 '탄소 네거티브'로 만들겠다며 친환경 엑스포를 약속했다. 또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듯 장애인 이동성 보장, 국제 최고 수준의 노동권 담보 등 '평등, 포용,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제시했다. 프랑스 파리에 가장 먼저 도착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PT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대신 사진으로 등장했다.
고도(古都) 로마 자체로 경쟁력을 지닌 이탈리아는 찬란한 역사와 혁신적인 미래가 공존하는 엑스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탈리아 측은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고대 로마의 검투사 역할을 한 배우 러셀 크로우의 영상메시지를 준비해 로마의 역사적 상징성을 부각했다. 영화 출연을 계기로 '로마 명예 대사'가 된 크로우는 "로마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수도"라며 "항상 모든 인류에 손을 내밀어 준 도시"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주연설을 맡았다.
이에 맞서 한국은 전 세계를 사로잡은 K-소프트파워를 전면에 내세운 '문화 엑스포'로 차별화를 꾀했다. '강남스타일'로 세계를 흔든 가수 '싸이'와 글로벌 걸그룹으로 성장한 에스파의 카리나,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성악가 조수미씨 등을 요소요소에 배치한 한국은 세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K-컬처(문화)를 한껏 과시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PT의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 약 9분 동안 영어로 2030부산엑스포의 비전과 범국민적인 유치 열망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문화 엑스포를 구현해 모든 문화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대접받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한국이 하계·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적인 대형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을 부각하며 "부산은 준비돼 있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엑스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써 엑스포 유치전의 가장 백미인 4차 PT가 마무리되고 3국의 전략과 경쟁력이 모두 공개됐다. 대통령실은 4차 PT에서 한국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은 21일 현지 브리핑에서 한 유럽국가 소속 BIE 대표가 우리 측에 '정말 완벽한 PT였다'는 소감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연장) 로비에서 BIE 대표 50여명으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 한 유럽의 BIE 대표가 '당신의 나라 대통령의 PT는 완벽했다'는 말을 전했다"고 소개했다.
수많은 BIE 관계자들이 한국의 PT에 '엑스포가 내세우는 모든 요구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킨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극찬을 했다는 전언도 있었다. 한국은 4차 PT의 분위기를 BIE 공식 리셉션까지 이어가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프랑스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도 프랑스 주재 외신 기자들과 함께 '2023 한국문화제 테이스트 코리아' 부산 특별전을 둘러보며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을 벌였다.
파란색 바지 정장 차림을 한 김 여사는 "부산다방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파리가 아주 열정적인 도시이지 않느냐. 부산엑스포(유치)를 앞두고 대한민국이 아주 뜨겁고, 부산은 더더욱 뜨겁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과 부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부산엑스포가 성공할 때까지 많은 사랑을 주면 감사하겠다"며 외신의 관심을 요청했다.
'엑스포 삼국대전'의 승패는 오는 11월 28일 제173차 총회에서 179개 BIE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이날 투표에 앞서 최종 5차 PT도 열린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프랑스·미국·캐나다·일본·독일·이탈리아에 이어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엑스포까지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7번째 국가가 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를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파리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2023 한국문화제 테이스트 코리아' 부산 특별전을 관람하기 전 부산과 한국에 대해 소개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외교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