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보고서 분석
3년새 337조 늘어 1034조 육박
경기회복 지연으로 연체율 상승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지난 3년 사이 337조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배가 늘었다. 소상공인 지원책인 이른바 '코로나 대출'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은 탓이다.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내려가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뚜렷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계대출 역시 올들어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서서히 바닥에 근접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연체율 폭탄'을 안게 된 것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말보다 7.6%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자영업자 대출의 증가세가 가파른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50.9%나 많다. 자영업자 1인당 대출규모는 비자영업자의 3.7배에 달한다.

한은은 "취약차주·비은행권·대면서비스업 위주로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영업 부채의 질도 나빠졌다"며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현재 1.00%로 과거 장기 평균(2012∼2019년·1.05%)과 비슷한 수준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오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출금리 부담이 유지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 규모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위험률은 3.1%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취약차주(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한 저신용자)의 연체위험률은 같은 시점에 18.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연체위험률은 연체가 시작(5영업일 이상)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연체위험' 대출잔액이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가계대출 역시 비은행 금융기관, 취약차주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 1분기 말 현재 각 5.6%, 2.8%로 비교적 높지만, 장기 평균(9.3%·3.2%)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취급된 대출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과 정책지원 축소 등과 함께 그동안 이연된 연체가 일부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고, 당분간 가계대출 연체율이 높아질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특히 20~30대 취약차주의 경우 저축은행 대출 규모가 2019년보다 1.5배로 불어난 상태다.

한은은 일단 "연체위험 대출이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연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과 정부·감독 당국의 신규 연체채권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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