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불체포특권 포기' 카드가 그간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던 비명(비이재명)계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비명계는 일단 이 대표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다만 총선을 앞둔 시기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다시 사퇴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말미에 "저를 향한 정치 수사에 대한 불체포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분열 상황도 의식한 듯 "(검찰이) 이재명을 다시 포토라인에 세우고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분열을 노리는 것"이라며 "이제 그 빌미마저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만시지탄의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다들 처음에 놀랐다. 그런데 뭐 잘했다(는 반응이)다"라고 전했다. 사퇴를 촉구했던 이상민 의원도 전날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은 표면상의 화합일 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불체포특권이 국회의원 개인이 내려놓을 수 없는 만큼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헌법 44조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헌법에도 체포 여부 결정은 회기 중엔 '국회 동의'를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개인이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다. 조 의원은 "국회법상 7월은 비회기이고, 8월도 15일까지 비회기"라며 "체포동의안을 걸려면 7월 달에 또 임시회 소집 요구를 해야 하는 데 비난이 대단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애초 체포동의안 자체를 7~8월 중 국회에 올리기가 쉽지 않아 불체포특권 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미로 보인다.
결국은 총선 지지율이 변수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 의원은 '불체포 특권 포기선언으로 당내 사퇴요구가 줄어들지'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퇴 요구는 불체포특권 포기와) 완전히 직결되는 건 아니다"며 "방탄 논란, 그리고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리더십 리스크가 또 있는데다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이거(불체포특권 포기)를 했다고 해서 '아무 문제 없다','그냥 가자'로 직결되진 않는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체포동의안이 승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21일 "24일엔 이낙연 대표가 귀국을 하고, 이후 보이지 않게 비명계가 결집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선거법 재판결과도 얼마든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여전히 난관은 많이 남아있는 셈"이라고 말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