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12대 그룹 대통령 국빈방문 동행 공급망·ICT 협력 등 강화 전망
지난 3월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두번째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등 12개 그룹사를 포함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22∼24일)에 동행하면서 미래 산업 협력과 비즈니스 확대 기회 등 이들이 현지에서 가져올 성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3대 교역국으로, 이미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 1위국으로 올라섰다. 투자, 인적교류, 관광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중요한 협력 국가가 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이번 방문에 총출동한다.
사절단은 대기업 24곳, 중견기업 28곳, 중소기업 138곳, 경제단체 6곳, 협회·조합 6곳, 공기업 3곳 등 총 205곳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베트남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등 차세대 기술 협력, 에너지·친환경 프로젝트 참여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과 업무협약(MOU) 체결식에도 참여한다.
현재 베트남과 활발하게 협력하는 기업 중 하나는 삼성이다. 1989년에 처음 진출해 호찌민,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과도 두루 교류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총 2억2000만달러(약 2830억원)가 투입된 베트남 삼성 연구개발(R&D)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2018년 SK㈜ 등이 총 5억달러(약 6460억원)를 출자해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했다. 올해는 베트남 최대 식음료·유통기업 마산그룹의 유통전문 자회사 빈커머스 지분 16.3%를 매입했으며, 마산그룹의 유통 지주사 크라운엑스에도 투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생산합작법인 HTMV를, 2021년에는 판매합작법인 HTV를 설립하고 지난해 HTMV 2공장을 준공했다. HTMV 출범 2년 만에 도요타를 제치고 베트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LG그룹은 1995년 LG전자가 베트남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베트남 내 7개 생산법인을 포함해 총 12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생산규모는 120억달러(약 15조원) 수준으로 성장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약 3%를 차지한다. 특히 하이퐁 클러스터는 전자계열 3개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지난해 기준 글로벌 세트·부품 생산액의 15%를 차지했다.
기존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 외에 방산, 친환경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추가 협력 방안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베트남 정부는 앞으로 5~7년간 3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군용 장비 현대화를 완수한다는 계획이다.
노후 군용 헬기 교체 수요가 큰 베트남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국산 다목적 헬기 수리온(KUH-1)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군용 헬기 분야의 협력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3월 방한한 베트남 국방장관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해 K-9 자주포 등 국내 무기에 관심을 보인 만큼 수주 기회 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GS에너지는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과 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력 MOU을 맺을 예정이다. 앞서 GS에너지는 2019년 11월 비나캐피탈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베트남 남부 지역에 3GW 규모의 초대형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세워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한화에너지도 1.5GW 규모의 하이랑 LNG 발전사업 관련 MOU 체결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1년 한국남부발전과 한국가스공사, 한화에너지로 구성된 코리아 컨소시엄은 총 사업비 2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하이랑 LNG 발전사업 투자자로 최종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