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미 한 번 지난 2월 국회 표결에서 가까스로 부결된 바 있다. 반대 138표보다 찬성이 1표 많은 139표였다. 민주당 내에서 최소 18표 이상 '반란표'가 나온 셈이다. 당시 체포동의안은 성남FC 후원금, 위례프로젝트 개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이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대선후보 시절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놓고 막상 자신의 일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뗐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당내에서마저 비판이 일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로 이어지면서 민주당에겐 '방탄당'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측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에 '천안함 자폭' 발언 혁신위원회 위원장 임명 등으로 이 대표는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이 국면전환용이라고 보는 이유다. 게다가 지난 번 표결을 보면 다음 번 표결에선 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불체포 특권 포기는 검찰의 추가 구속영장 청구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이 대표 스스로도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불법 비리 혐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물론 이 대표는 '정치 수사' '정적 탄압'이라며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했지만 판단은 법원이 할 것이다. 이 대표와 관련해 앞서 구속 청구된 사건 외에도 현재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은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북 불법 송금 연루 의혹, 백현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 등이 있다. 모두 중대한 불법 혐의로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국회 회기 중일 때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선 국회 체포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회기를 중단하는 등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확실히 실행할 방안을 이 대표는 명시적으로 밝혀야 한다. 이 대표는 이날 대표연설 막바지에 사전 배포자료에 없던 불체포 특권 포기를 밝혀 극적인 효과를 노렸다. 그러나 이미 빛바랜 선언이다. 당연한 약속 이행일 뿐 생색낼 일이 전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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