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촉진구역 시공사 해임 추진
GS건설 "공사비 높은 수준 아냐"
파격 조건 제시한 전례와 대조적

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재개발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재개발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동산 경기 불황 지속 영향에 재개발 조합과 건설사 간 갑을 관계가 뒤집히고 있다. 그간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면 건설사는 시공권 사수를 위해 사업 조건을 개선하는 등 방어적 모습을 취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공권 방어에 미련이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진구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달 총회를 열고 시공사 GS건설 해임을 추진한다. 조합이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는 이유는 GS건설이 제시한 공사비가 시공사 선정 당시보다 크게 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촉진2-1구역은 지난 2015년 시공사 모집 당시 GS건설로부터 3.3㎡당 550만원의 공사비를 제시 받았는데, 최근 GS건설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3.3㎡당 972만원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촉진2-1구역 조합이 시공사 해임을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GS건설은 이곳 시공권을 방어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간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지키기 위해 방어전을 치렀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근 촉진3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기존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을 해임했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은 촉진3구역 시공권을 지키기 위해 기존 '아이파크' 브랜드가 아닌 촉진3구역만을 위한 새 브랜드 적용·이주비 LTV(주택담보인정비율) 100% 제안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이 같은 조건은 서울 강남권 재개발에도 적용되지 않던 것들이다.

반면 GS건설은 촉진2-1구역 시공권 방어를 위해 사업 조건을 개선할 의사가 없다. 현재 책정해 둔 촉진2-1구역 공사비가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 건설 주요 자재인 철근·시멘트 가격은 재작년 동기보다 20~30% 올랐고, 건설 분야 물가지수인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월 118.30에서 올해 3월 151.10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건설 원자재 가격이 뛴 영향이다.

촉진2-1구역 재개발이 69층 초고층 높이로 지어지는 점도 공사비 인상 요인이다. 이 단지는 2015년 최고 65층 높이로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수차례 설계변경을 통해 부산시로부터 최고 높이 69층 건축을 허가받았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69층 높이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비를 일반 아파트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된다"며 "현 시점에서 초고층 아파트 공사비를 추산해보면 3.3㎡당 공사비가 1000만원 정도는 돼야 착공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촉진2-1구역 재개발은 부산 범전동 시민공원 일대에 지상 최고 69층 5개동 아파트 1902세대, 오피스텔 99실 규모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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