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영은 예원학교·서울예고·한국예술종합학교·쾰른 국립음대·취리히 예술대학을 졸업했다. 비에니아프스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 있으며, 스트라디바리우스 콰르텟 멤버·스위스 바젤 심포니의 악장으로 활동했다.
월간객석과 함께하는 문화마당
다같이 즐기고 공감하는 연주 윤소영
"미디어아트와 함께하는 공연은 처음입니다. 시각과 청각을 같이 하는 공연은 아주 멋지고,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독주, 실내악, 체임버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악장, 오케스트라 협연… 바이올리니스트의 역할로 오를 수 있는 공연을 매우 다양하게 겪어본 그인데도, 미디어아트와의 협업은 처음이다.
기술의 혁신은 언제나 예술을 재정의했다. 예술 역사와 사조를 정리한 서적에서 각 장의 서문은 언제나 그 시대의 발명품, 신기술이 나열되어 있다. 축음기와 음반의 발명을 잠시 생각해 보자. 그것의 영향력 하나만으로도 한 권의 20세기 음악 연주사를 완성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등장한 지도 어느새 7~8년이 넘어가고 있는 오늘날, 현대의 연주자들은 어느새 미디어아트와 AI, 로봇 등과의 공존을 익히고 있다.
올해 롯데콘서트홀이 기획한 '인 하우스 아티스트' 공연의 특징은 미디어아트와의 만남이다. '인 하우스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예술가에게 공연 콘셉트부터 레퍼토리까지 모두 맡기는 것이 특징이며, 올해는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선정됐다. 윤소영은 "좋은 공연을 위해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연주자로서 재미있는 일이고, 도전해 보고 싶었다"라고 밝은 소감을 전하며, 올해의 계획에 대해 풀어냈다.
-공연에서는 비발디 '사계'와 이를 바탕으로 한 막스 리히터(1966~)의 '재구성된 사계'를 연주한다. 두 작품을 함께 연주하며 기대하는 시너지가 무엇인가?
"비발디 '사계'는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막스 리히터의 '재구성된 사계'는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내가 그 작품을 처음 들었을 때 든 신비한 기시감을 관객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리히터의 '재구성된 사계'를 "백지장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무슨 의미인가?
"그 어떤 것도 무궁무진하게 그려낼 수 있는 화가에게 백지장은 신성한 존재이다. 리히터의 '사계'는 내게 그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어떤 방향으로 작품의 끝을 맺을 수 있을까 호기심이 들게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공연을 통해 처음 연주하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대가 된다."
-이번 공연 연출의 특징을 살짝 전해줄 수 있나.
"안무가 차진엽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함께 참여한다. 시각적 매력이 더해져서 관객들이 음악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을 함께하는 현악 오케스트라 역시 진심으로 존경하는 연주자들로 구성했다. 짧은 시간 안에 두 가지 큰 작품을 연주해야 하니 나와 비슷한 음악성을 추구하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은 연주자들로 구성했다."
-연주하는 모습 속에는 악단과 소통하고 있다는 제스처가 자주 보인다. 연주 중에도 뒤를 돌아 악단에 미소를 보내는 경우도 있던데.
"협연 때도 나는 그 무대가 '80명이 함께하는 실내악'이라고 생각한다. 미소를 짓는 이유는 다양하다. 몇 주 전 불가리아에서 연주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는데, 내가 리허설 때와는 다르게 한 부분을 조금 더 긴 시간으로 여유 있게 연주하니, 바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이에 공감하며 나의 속도를 따라와 주었다.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연주를 함께한다는 것은 마치 한 배를 같이 탄 것과 같아서, 좋은 연주를 하거나 반대로 실수를 하더라도 모두 다 같이 웃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연주자로서 그것이 하나의 행복이라 생각한다."
-답변들에서 밝은 힘이 느껴진다. 강행군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도 이러한 힘에서 나오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은 편이라서 그렇지만, 바쁜 일정을 은근히 즐기는 편이다.(웃음) 힘든 일도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가. 나를 찾아주는 관객이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나기도 하고, 그런 일을 소화하고 나면 조금 더 성숙해지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휴식도 영감을 찾아 헤매는 순간일 텐데, 무엇을 하며 지내나?
"평범하게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면서 지내거나 독서를 한다. 올해 읽은 책 중에서는 볼레스와프 프루스의 소설 '인형'이 좋았다. 짝사랑의 절망과 애절함이 잘 표현돼 있더라. 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 역시 몇 번을 읽어도 재미있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