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폐기물학회 학술발표회
김경수 단장 "시설 지하 더 안전"
英처럼 연안 해저 암반 활용도

김경수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이 3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인터뷰 중이다. 정석준기자 mp1256@
김경수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이 3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인터뷰 중이다. 정석준기자 mp1256@
우리 환경에 최적화된 한국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효율성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국회에서 표류 중인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돼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부지 선정에 착수하면 첫 고준위 방폐장부터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수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은 3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단장은 "기술적으로 외국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안된다"며 "한국은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데 원전도 많아 국토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처분장 면적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준위 방폐장 부지 검토 시 한국도 영국처럼 연안 해저 암반까지 활용 해야 한다는 것이 김 단장의 구상이다. 김 단장은 "사용후핵연료가 많아 처분장 부지가 높아지는데 한국 여건과 탄소중립 녹생성작 철학에 맞게 부지를 줄이면 지역 주민의 님비 심리를 상당히 완화시켜 줄 것"이라며 "출입구는 육지에 있더라도 처분장을 연안 해안 지하로 연결하면 인근 지역 부지 활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부터 지하 처분장과 비슷한 조건의 지하 500m 깊이의 실험실(URL)을 마련해 한국형 고효율 처분시스템의 안전성 등 기술을 실증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연구시설을 어떻게 짓느냐는 설계하기 나름이지만 가로, 세로 300m씩만 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터널식으로 하면 면적이 넓게 필요하지만 수직으로 내려가면 URL 건설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URL과 처분장이 지하에 있으면 지진 피해에도 유리하다. 지하 암반에서는 지진동 에너지가 방출되지 않고 지하구조물과 같이 거동하기 때문에 지진 영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자연을 활용해 장기적 지질 안정성을 확보하면 공학적으로 감당해야할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단장은 "후쿠시마 원전때 지반 가속도를 실제로 계측한 데이터를 보면 지표부터 지하 100m까지는 급격히 감소하다가 500m에서는 대략 지표의 6분의 1에서 8분의 1까지 감소해 거의 느낄 수 없는 정도"라며 "지표에서는 땅이 흔들릴 때 지탱하지 않으면 보호할 수 없는데 지하는 땅과 같이 움직여서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이 실현되기 위한 법적 근거는 여전히 없다. 한빛, 한울 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시설 포화 시점이 10년도 남지 않았지만 고준위 방폐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 단장은 "기술자들은 법 제정에 상관없이 국가를 위해 준비해야할 연구개발을 하는 중"이라며 "법은 부지선정을 위한 핵심적인 근거인데 중저준위 처분장은 법이 없어서 19년이 걸렸었다. 법을 통해 부지가 선정되면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강문자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학회장은 "아직 국회에서 협의점을 못찾고 미뤄지고 있어서 답답한 심정"이라며 "특별법에 중간저장 시설과 처분운영시설 시점을 명시해 해당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사용후핵연료를 관리하는 전담기구는 총리실 산하 중앙행정기관급이 필요하다"며 "부처간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전담위원들도 책임지고 몰입할 수 있도록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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