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0나노 5세대 D램 개발
인텔과 호환 검증 절차 돌입
납품 땐 실적 반등 빨라질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2월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개최한 M16 준공식에서 발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2월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개최한 M16 준공식에서 발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인텔이 SK하이닉스의 10나노 5세대 차세대(DDR5) D램을 자사 서버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인텔과 10나노 5세대 DDR5 적용을 위한 테스트 절차에 들어간 D램 제조업체는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인텔이 챗 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에 맞춰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본격적으로 출하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반도체 경기 침체로 고전 중인 SK하이닉스의 흑자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존 D램 중 가장 미세화된 10나노급 5세대(1b)의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이 기술이 적용된 서버용 DDR5를 인텔에 제공해 '인텔 데이터센터 메모리 인증 프로그램'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고 30일 밝혔다.

인텔은 올 초 서버용 CPU 신제품 '4세대 제온스케일러블 프로세서(사파이러 래피즈)'를 공개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납품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을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적용해 업계 최초로 인증받은 바 있으며, 인텔의 다음 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플랫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인증 절차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텔의 서버용 플랫폼인 제온 스케일러블 플랫폼에 사용되는 메모리 제품의 호환성을 공식 인증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인텔에 제공한 DDR5 제품은 동작속도가 6.4Gbps로, SK하이닉스 기술진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DDR5 중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DDR5 초창기 시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33% 향상된 것이다. 또 회사는 이번 1b DDR5에 유전율(K)가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 절연막에 사용하는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공정을 적용해 이전 세대인 1a DDR5 대비 전력 소모를 20% 이상 줄였다. SK하이닉스는 작년 11월 모바일 D램에서 해당 공정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1b 기술 개발로 글로벌 고객에게 높은 성능과 전성비를 두루 갖춘 D램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성비는 일정 전력 단위당 처리할 수 있는 초당 데이터 용량을 계산한 상대적 지표다.김종환 SK하이닉스 D램개발담당(부사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사는 1b 양산 등 업계 최고 수준의 D램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최선단 1b 공정을 모바일용 D램 LPDDR5T,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로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미트리오스 지아카스 인텔 메모리I/O기술부문 부사장은 "인텔은 DDR5와 인텔 플랫폼의 호환성 검증을 위해 메모리 업계와 밀접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1b DDR5는 인텔의 차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플랫폼에 활용될 것이며, 이를 위해 업계 최초로 인텔 데이터센터 메모리 인증 프로그램 검증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D램 제조사들은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해 D램 초미세공정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이 지난해 가장 먼저 1b D램을 양산했다고 소식을 전했으며, 삼성전자도 지난 18일 12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SK하이닉스 1b DDR5 서버용 64GB D램 모듈.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1b DDR5 서버용 64GB D램 모듈.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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