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對中 의존도 낮추기 총력
IPEF, 14개국 공급망협정 타결
한미일 "中 경제보복 시 대응"
특별법제정 핵심원자재 안정화
"중국과도 소통 채널 열어둘 것"

미·중 갈등이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한국 등 14개국이 참여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는 출범 1년 만에 중국을 겨냥한 공급망 협정을 처음으로 타결했다. 또 미국 일본과는 최근 3국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있으면 공동 대응키로 합의했으며, 자원부국인 캐나다 호주와도 외교 관계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소부장 특별법)' 개정도 추진중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과 이해를 달리할 경우 거대한 소비 시장을 무기로 국제규범을 무시한채 경제보복을 자행해 국제사회의 원성을 사왔다.

◇'미 주도 중 견제' IPEF 공급망 부문 합의…공급망 위기 공동대처= 2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IPEF 장관회의에서 △공급망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간 공조 △공급망 다변화·안정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 △공급망 관련한 노동환경 개선 협력 등 내용이 담긴 공급망 협정이 타결됐다. 이번 협정은 전 산업 분야에서 각국의 원·부자재 수급 연관성이 높아지자 공급망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해 IPEF 참여국이 협상을 시작한지 약 6개월만에 도출한 것이다. IPEF는 한국이 그동안 체결한 협정 중 참여국 경제 규모가 가장 크다. 미국, 일본과 아세안 일부 국가 등 14개 참여국은 2020년 기준 선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9%를 차지한다.

한국은 미국, 일본과 안보협력을 견고히해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면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통상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판이 짜일 때 참여 여부를 두고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이고 그렇지 않았을 때 겪는 불이익이 무엇인지 판단해 참여를 결정했다"며 "14개 참여국 중 10개국은 중국이 제1의 교역 파트너일 정도로 각 나라가 양자 관계가 있지만 자국 이익을 위해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회의에선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경제안보 강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경제적 강압' 대응 기구 창설, 중요 광물·반도체·배터리 등 중요 물자 공급망 강화 등을 협력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G7 기간 중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3국이 공동 대처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캐나다, 호주 등 자원 부국과의 외교 관계도 강화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소부장특별법)을 개정해 공급망 대응역량 강화 발판을 마련했다. 이 법에 따르면 산업부 장관은 소부장 품목 중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높거나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품목을 '공급망안정품목'으로 선정하고 재고, 수급 전망을 검토해 재고 확대를 권고하거나 구매 및 보관시설 신설, 증설 등 필요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중국과도 협력 채널 열어둔다"= 2016~2017년 '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 보복, 2021년 11월 중국의 비료 품목 수출 통제 조치에서 촉발된 '요소수 품귀 사태'는 공급망 차질에 따른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당시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해 물류·택배, 대중교통, 생활쓰레기 처리, 건설 현장 등 국민 경제 전반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은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너무 높은 실정이다. 배터리 핵심 연료인 흑연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전 세계 82%에 달하고, 천연 흑연 정제는 100%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도 중국 의존도가 60%가 넘는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 광물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수산화리튬 84%, 코발트 81%, 천연 흑연 89% 등에 이른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50.9%로 1차 산품(20.8%), 소비재(13.1%), 자본재(14.8%) 등의 수입보다 많았다. 이 가운데 수입 중간재의 중국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28.4%로 매우 높은 편이어서 가격 변화나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산업계는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생산 및 수입처 다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특정 국가 의존을 일시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에 출석해 한·중 고위급 소통 계획과 관련해 "친강 외교부장과 곧 협의해 만날 계획"이라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 중국 정치국원 국무위원과의 채널도 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한 방송에서 "중국도 현안에 대해 한국, 일본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중국과 일본, 중국과 한국 양자 간 전략 대화를 시작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중국은 (한국의) 제1교역국이며 투자국"이라며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중국을 외면하는 것으로 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