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거래 내역 확보 위해 단행
키움 "올것이 왔다" 담담한 반응
KB "CFD거래잔액 667억뿐인데
검찰 수사대상 올라 당혹스럽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가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하루 전인 23일, 금융 당국 및 관할 검찰 수장이 '척결'(김주현 금융위원장), '거취걸고 전쟁'(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발본색원'(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 등 강한 어조로 불공정거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이어 24일 검찰이 키움증권과 KB증권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전쟁선포가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지자 증권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 전격 압수수색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키움증권과 KB증권에 수사관을 보내 지난달 말 폭락한 종목들의 차액거래결제(CFD) 관련 기록을 확보했다.

H 투자컨설팅업 대표 라덕연(42·구속)씨 등이 주가조작 수단으로 악용한 CFD 거래내역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키움증권과 KB증권 모두 CFD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CFD는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한 뒤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라씨 등 주가조작 세력은 투자자들 명의로 CFD 계좌를 개설하고 레버리지를 일으켜 거액의 투자금을 굴리는 방식으로 장기간 주가를 끌어올리며 시세차익을 극대화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서는 지난달 말 폭락 당시 반대매매 등으로 CFD 매물이 대량 출회되면서 주가 하락 폭과 속도를 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키움증권을 상대로는 김익래(73)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연루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주가 상승과 폭락 시기에 키움증권의 등기이사로 재직했다. 김 전 회장은 다우데이타 보유 지분을 폭락 직전 처분해 주가조작 정황을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이달 초 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 폭락한 종목의 일부 대주주가 사태 직전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는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키움 "올것이 왔다", KB "당혹스럽다"

증권가는 "올것이 왔다"라는 분위기다. 검찰 수사가 본격진행 중인 만큼 압수수색은 '시기의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키움증권 측은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지분 매도 의혹 관련해 검찰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 지 긴장하고 있다.

KB증권은 "상황을 파악중"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CFD 도입이 늦어 거래 잔액도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데다가 주가조작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라덕연 씨 일당과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증권의 지난 3월 말 기준 CFD 거래 잔액은 664억원. 거래 잔액 규모 1위인 교보증권(6180억원)의 10.7% 수준에 불과하다.

KB증권은 SG증권과 백투백 계약(증권사가 개인 고객을 상대로 발행한 파생결합증권과 동일한 조건으로 외국계 증권사와 거래를 맺는 것)을 맺지 않고 자체적으로 헤지(위험 분산)를 하고 있다.

◇이번엔 키움·KB…다음은?

증권가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번 사건이 증시 불공정 거래척결과 시장 신뢰회복의 골든타임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날 키움 등에 대한 이번 압수수색이 '본격 수사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날 양석조 남부지검장아 "불공정거래에 상응하는 엄정한 법집행에서 더 나아가, 불법수익을 끝까지 추적하고 환수해 범죄자들이 더 이상 자본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경 입장을 보인 때문이다.

이에 CFD거래 잔액과 규모가 큰 증권사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정숙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CFD거래 잔액은 1위가 교보증권, 2위가 키움증권(5576억원)이며 삼성증권(3508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등의 순이다.

증권가 한 인사는 "금융당국의 검사와 조사, 검찰의 수사로 증권가에는 한동안 초긴장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국내 증시가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강조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