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가 제작에 1억원을 지원한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6개월 전 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잊히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을 조명하는 정치적 색채가 짙은 영화를 사실상 전주 시비를 들여 만든 것으로, 적절성 논란이 예상된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을 종합하면, 영화 '문재인입니다'는 임기 중이던 지난 2021년 11월, 전주국제영화제의 영화제작 지원사업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돼 1억원을 지원받아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M PROJECT'라는 이름으로 지난 2021년 10월 20일 2021년 하반기 전주시네마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신청했다. 해당 공모에는 총 30편의 작품이 접수됐고 같은 해 11월 25일 3편이 최종 선정됐다.

공모 신청 시 영화 '문재인입니다' 제작진이 제출한 제작기획서를 보면 제작일정은 '사전조사 및 협의 2021. 10 ~ 2021. 11', '촬영 2021. 12 ~ 2022.5', '편집 2022. 5 ~ 2022. 9', '개봉 2022. 9 이후'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임기 중에 제작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다.

당시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선정 사유로 "정치적 색깔이 반복되는 작품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주국제영화제의 색깔이다", "정치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로 장편 영화가 흥미로울 수 있을지 우려가 있지만 사전 기획이 탄탄하고 준비 시간이 많아 작품의 완성도가 기대된다" 등을 꼽았다. 정치적 색깔이 짙은 영화라는 사실과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제작해 퇴임 후 개봉할 것을 알고도 추진했다는 얘기다.

조직위는 선정 심사 단계에서 심사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토론심사를 통해 의견 수합 후 최종 작품을 선정한다고 했다. 다만 별도의 정량적인 선정 기준이나 평가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제작진은 기획서에 연출자인 이창재 감독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인연을 '감독 특장점'으로 기재했다. 제작진은 "18년간 중앙대 교수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타 연출자가 청와대에서 촬영할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등의 잡음을 미연에 방지", "2013년 문재인 당 대표 시절 이 감독의 영화 '길 위에서'를 관람하고 트위터에 글을 남긴 인연. '부마항쟁 40주년 기념식' 총감독으로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님과 인사한 인연"등을 언급했다.

기획서에 적힌 기획의도에서도 정치색이 드러났다. 기획서에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시작된 사람 중심의 민주주의가 '사람이 먼저다'로 확장되고 실현되는 문재인의 청와대를 영화를 통해 국민들을 초대 할 것"이라며, "고 노무현 대통령과 더불어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문 전 대통령에게 헌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노골적으로 문 전 대통령을 띄우겠다는 내용을 명시한 것이다.

기대효과에서도 "노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서 첫 예고편 형태의 축약본을 공개해서 국민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확인하는 감동적인 마무리가 될 것", "촛불 혁명으로 다져진 민주 정부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문재인 정부의 수월성을 세계적인 OTT 채널 넷플릭스나 디즈니, 아마존프라임, HBO 맥스, CNN 다큐채널을 통해 배급할 것"등이 언급됐다.

김승수 의원은 "2020년 1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후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는데, 정작 1년 뒤 '문재인입니다'제작진은 영화 촬영을 위해 청와대와 협의한 정황이 있다"면서 "전주국제영화제 공모 선정과정에서도 공정성에 의구심이 있다. 퇴임 후 개봉할 문 전 대통령 영화 제작 과정에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추모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보인다. 공동취재=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추모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보인다. 공동취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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