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항고심에서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밀 정신감정이 처음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수습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 '2차 남매의 난'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현범 회장의 리더십에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항고심 사건 담당 재판부인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조영호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서울보라매병원에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신감정 촉탁서를 발송했다.

보라매병원이 촉탁을 받아들이면 2020년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조희경 이사장이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이후 처음으로 정밀 정신감정이 이뤄진다.

조 이사장은 앞서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23.59%)를 차남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자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지난 3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조 회장의 지분율은 42.03%이며, 조 이사장은 0.81%만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장남인 조현식 고문(18.93%)과 차녀 조희원(10.61%)씨 지분을 더하면 30%가 넘는다. 정신감정 결과 성년후견이 필요하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조 명예회장의 블록딜 매각이 무효로 될 수도 있다. 만약 이 같은 상황이 현실로 되면 경영권을 두고 남매들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1심은 작년 4월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고, 조 이사장 측은 항고했다. 1심에서도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밀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는 조 이사장 측 주장은 받아들여졌지만, 촉탁 기관으로 지정된 병원들이 '코로나 확산으로 감정을 진행할 수 없다'고 회신해 결국 정밀 정신감정을 하지 못했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 2공장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15일 열린 주간회의에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문제는 이전과 존치 등 경우의 수에 따라 살피고 신탄진 지역과 시 전체의 관점에서 대안을 사전에 협의하라"고 이전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한국타이어가 2공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만 진행할 뿐 인력 재배치를 미루면서 노사 갈등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성년후견 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조양래 명예회장. 연합뉴스
성년후견 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조양래 명예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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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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