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월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하기로 결정한 지난 11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하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방역 조치 대부분이 해제돼 첫 확진자가 발생 뒤 3년 4개월 만에 사실상의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연합뉴스]
비정규직 직장인의 절반은 코로나19 확진에도 무급휴가로 격리되는 등 정규직과 다른 차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의 18.9%보다 2.8배 가량 높은 비율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2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3월 3∼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사에선 유급병가를 쓰기가 쉽지 않은 기업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 형태나 노조 가입 여부, 임금 수준 등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전체 직장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진 시 근무 상황을 묻자 48.6%가 유급휴가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30.6%는 무급휴가였고, 17.6%는 재택근무를 했다. 유급휴가 비율은 정규직에선 59.8%였지만 비정규직은 26.9%에 그쳤다.
비정규직의 경우 절반이 넘는 53.0%가 무급휴가였고, 재택근무는 16.8%로 나타났다. 정규직은 무급휴가 18.9%, 재택근무 18.1%였다.
유급휴가 비율은 노동조합원(70.9%)과 비조합원(44.7%), 임금 월 500만원 이상(64.2%)과 월 150만원 미만(22.3%)에서 차이가 컸다.
독감과 같은 코로나19 유사 증상으로는 직장인 20.5%만이 유급휴가를 사용했다. 출근(근무) 29.8%, 무급휴가 25.8%, 재택근무 23.9% 순이었다.
코로나19 확진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10.3%), 임금 월 150만원 미만(9.5%)의 유급휴가 사용 비율이 낮았다. 유급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직장인 59.7%는 '그렇다', 40.3%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유급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정규직 69.3%, 비정규직 45.3%였다.
직장갑질119에는 지난달 "코로나 격리 중에 권고사직을 받았다", "코로나 격리 중에 출근을 강요하더니 출근하지 못했다고 무단결근으로 징계 해고시키려고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정부는 방역 완화 조치에 따라 오는 6월 1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7일 격리 의무'를 '5일 격리 권고'로 바꾼다.
직장갑질119는 "노동 약자는 코로나19에 걸려도 출근하거나 연차를 쓸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프면 쉴 권리로 실효성 있는 상병수당을 시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