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추가 인상함에 따라 국민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3%대까지 둔화했지만, 개인서비스 등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실질소득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요금대란 우려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지난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한국전력의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누적됐고, 결과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전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정부는 이날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메가줄(MJ) 당 1.04원 올렸다. 이번 요금 인상이 당장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이번 인상이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가스·수도 물가 상승률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인상 요인 반영률이 높아지면서 지난 3월 28.4%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23.7%로 줄었다. 지난해 10월 전기요금이 kWh당 7.4원, 도시가스 요금이 MJ당 2.7원씩 인상되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5.6%에서 10월 5.7%로 상승한 바 있다.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였으나 공공요금 오름세 영향으로 반등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1월에도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오르자 물가 상승률은 전월(5.0%)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2%로 뛰었다.
여름철 냉방비도 비상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가스요금을 인상해 올해 초 '난방비 대란'을 불렀다. 당시 정부와 여당은 취약계층 대상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2배 인상하는 등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도 이에 대비해 이날 요금 인상과 동시에 취약계층 지원 강화 대책을 내놨다. 이 장관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면서도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배려계층에 대해 이번 전기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간 유예한다. 여름철 냉방비 부담 경감을 위해 에너지바우처 지급 대상은 생계, 의료 기초수급자에서 주거, 교육 등으로 확대한다. 지원단가도 4만원에서 4만3000원으로 늘린다.한전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유공자 등 사회배려계층에 대해 월 8000~2만원까지 전기요금 할인을 지원하는 복지할인요금제도를 지속한다.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해 저소득층에는 고효율 냉방기를 당초 계획보다 1500대 추가해 1만5140대를 보급한다. 고효율 가전 구입비용 환급 비율은 20%로 상향하며 고효율 LED 조명 무상교체, 노후 아파트·고시원 에너지진단 등도 실시한다.
소상공인은 전기·가스요금을 분할로 납부할 수 있다. 전기요금은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월 요금 50% 이상 납부 후 잔액을 최대 6개월까지 분납하는 방식으로 한시 시행된다. 가스요금은 10월부터 적용된다.소상공인 대상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 융자사업은 최소 신청금액이 폐지된다. 농어민에게는 전기요금 인상분을 3년간 3분의 1씩 분할 적용해 급격한 요금인상 체감 부담을 완화한다.
전기 소비 절감 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에너지캐시백 제도는 절감률에 따라 kWh당 최대 100원까지 지급한다. 가스요금도 가정용 캐시백 인센티브 지급 절감량 기준을 현행 7% 이상에서 3~5% 수준으로 완화될 예정이다.정석준기자 mp1256@dt.co.kr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도 2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안 및 취약계층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