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을 지적했다.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단기 충격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반년 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이 꼽은 주요 리스크 요인은?=한국은행은 3일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과 주요 경제전문가 76명을 상대로 지난 4월 5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2023년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53.9%는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를 꼽았다. 이는 5개 대내 리스크 요인을 꼽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단순 집계한 것이다. 이어 △부동산시장 침체(48.7%)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대규모 자금인출 가능성(43.4%) △기업의 업황 및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위험 증가(42.1%)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32.9%) 등의 순이었다.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의 통화정책 긴축 장기화'란 응답이 28.9%로 가장 많았다.
◇작년 11월과 비교해보니=지난해 11월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당시 주요 대내 리스크 요인의 대부분이 여전히 상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에 이어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부동산시장 침체'의 경우 36.1%에서 48.7%로 상승해 2위로 치고 올라왔다. '경상수지 적자 지속'은 응답 비중이 31.6%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신규 리스크 요인으로 선정됐다.
또 응답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조사와 비교해 리스크 발생 가능성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스템의 위기를 초래할 단기적인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대비 '매우 높음',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크게 하락(58.3%→36.8%)한 반면, '낮음' 또는 '매우 낮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큰 폭 상승(5.6%→27.7%)했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기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지난 조사 대비 소폭 하락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업권 부실 위험 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향후 3년간)는 지난해 11월 조사 대비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자들은 금융취약성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판단되는 금융업권으로 대다수 응답자들이 저축은행, 상호금융, 중·소형 증권사, 캐피탈사 등 비은행업권을 지목했다. 특히 해당 업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향후 주요 취약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려면 금융기관의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발생 시 적절한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고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한 금융시스템 내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 시계에서 부동산 및 금리 정책을 운용해 금융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