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너머에 존재하는 것들 아메데오 발비 지음/김현주 옮김/북인어박스 펴냄 인간은 아직 우주의 5%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95%는 미지의 영역에 남아있다. 5%는 물리의 세계로 현재 '사건의 지평선' '사고의 지평선'을 형성하고 있다. 책은 저 너머 미지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의 비등방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며 우주의 구조가 유클리드(평면) 구조임을 확인했던 이탈리아 천체물리학자 아메데오 발비 교수다. 저자의 논리 전개를 믿고 따라갈 만하다는 의미다.
이야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우주의 25% 암흑물질과 70% 암흑에너지에 관한 짙고 깊은 '어둠'에 관한 상상으로 시작한다. 왜 밤하늘은 어두운가? 수십 년 동안 '암흑 성분'은 정황적인 증거만 드러날 뿐 그 결정적인 실체가 입증되지 못했다. 단지 무지에 대한 위안으로 설정된 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암흑물질로 유력해 보였던 신비한 입자의 발견이 지연되고 암흑에너지에 관한 물리적 난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일반상대성이론에 기초해 빅뱅으로 정점을 찍은 표준 우주 모형(Standard model of cosmology)이 위협받기까지 했다.
중력 이론에 회의론이 등장하는가 하면, '지적 설계' '인류 원리' '지구 평면설' 등 유사과학까지 그 약한 고리를 비집고 들어오면서 우주론 분야가 일대 혼란의 시간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저자는 표준 우주 모형의 근간이 되는 암흑 성분이 우주를 설명하는 데 여전히 그럴듯한 대안이며, 관측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암흑 성분과 관련해 무언가 놓치고 있을 가능성과 잘못된 전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은 과제다.
언젠가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정체가 밝혀질 날이 올 것이다. 그날까지 모든 가능성에 대해 퍼즐 맞추듯 이리저리 맞춰보는 게 더 재미있을 수 있지 않은가. 이규화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