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울산과기원 에너지하베스팅 연구실 가보니] 간단한 용액공정 손쉽게 제작 석상일 "태양전지에 얇게 코팅 프린팅 공정으로 대량제작 가능"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너지화학공학과 내 에너지하베스팅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내구성 향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지난 4월 28일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하베스팅 연구실. 노란색 조명이 켜 있는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태양전지 박막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실험실에서 다루는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로,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간단한 용액공정을 통해 보다 손쉽게 만들 수 있어 미래의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석상일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복잡한 공정과 다양한 장비를 필요로 하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작은 공간의 실험실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하루 만에 만들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태양전지에 얇게 코팅해 신문을 찍어내듯 프린팅 공정으로 대량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하를 만드는 광활성층 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를 태양전지에 적용하면 보다 얇고 가벼우면서 값싸게 제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광전변환 효율(전지가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경쟁이 활발하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세계적 석학인 석 교수는 지금까지 수 차례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경신해 왔고, 지난 2월에는 26.08%를 달성하는 등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하며 이 분야의 연구를 리딩하고 있다. 이 효율은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에서 세계 최고 효율로 공인했고, 관련 연구성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은 26.7%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혁신이 빨라지고 있다.
석 교수는 "전 세계 연구그룹들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해 효율 향상과 대면적,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실리콘 태양전지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함께 사용해 33.2%까지 효율을 높인 연구결과가 발표되는 등 밴드 갭이 다른 반도체 물질을 연속적으로 적층해 효율을 높이는 '탠덤 태양전지'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실제 쓰이려면 효율과 내구성 확보, 생산 공정 확립 등이 숙제로 남아 있다. 이를 위해 석 교수는 교원창업기업으로 2016년 프런티어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가로, 세로 15㎝ 크기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으며, 지속적으로 대면적·효율 향상과 내구성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석 교수는 "지난 10년간 실리콘 가격이 무려 90% 가까이 하락한 나머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업계의 관심이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라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을 0.1% 높이는데 1년 반이 걸릴 정도로 험난한 과정이지만, 디스플레이 산업과 비슷해 우리의 강점인 디스플레이 기술과 공정을 적용한다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를 선도해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글·사진/울산=이준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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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일 UNIST 특훈교수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석상일 UNIST 특훈교수팀과 교원창업기업인 프론티어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가로, 세로 15㎝ 크기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습 사진=이준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