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 직접 업무보고·벤치마킹 제안받으니 "버릴게 없더라" 전북 투자유치하러 일주일 다섯번 서울행, 30대 기업 다 만나 도내 '천원의 아침밥' 확대… "전북 먹고 사는 일 뭐든지 할것"
김관영 전북도지사<전북도 제공>
'최연소 광역단체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김관영(53·사진) 전북도지사. 그에게는 많은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첫번째는 고시 3관왕이다. 그는 18세 때 공인회계사, 22세엔 행정고시, 28세 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덕분에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사무관을 지냈고, 한국 최대의 로펌인 김앤장에서 변호사·공인회계사로 활동했다.
두 번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서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했다. 대중에게는 당시 모습으로 많이 기억된다.
세 번째는 선거제 개편과 사법제도 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정국의 제3당 원내대표다. 당시 당내 의원들을 국회 정개특위 위원에서 사·보임하는 일을 강행해 논란의 중심에 섰고, 각 일간지 정치면에 화제의 인물로 등장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선 타이틀 하나를 더 추가했다. 전국 최연소 도지사다. 당시 나이는 52세.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가운데 가장 어렸다.
김관영 전북도지사<전북도 제공>
그는 취임 이후, 젊은 도지사답게 도정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른바 '젊은 도정'이다. 곧장 업무보고 방식부터 바꿨다. 실·국장급 간부 공무원들에게만 보고를 받던 관행서 벗어나, 실무자인 팀장급 사무관들에게 직접 보고를 받았다. 그 첫걸음으로 모든 팀장에게서 벤치마킹 아이디어를 제안받았다.
김관영 지사는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며 "253명의 사무관 전원이 253개의 벤치마킹 사례를 발표했는데, 정말 버릴 게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 채택해서 시행하도록 했다"며 "특별히 잘한 사례에는 승진 가점 등 인센티브도 줬다"고 밝혔다.
지금도 김 지사의 가방에는 팀장들이 제안한 253개의 아이디어 보고서가 들어 있다. 팀장들도 도지사 앞에서 발표한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반영되니 자신감도 갖고, 책임감도 커졌다고 한다. 김 지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직원들의 생각을 도정에 반영하겠다"며 "큰 혁신은 작은 변화들의 축적에서 온다"고 강조했다.
전북 기업 유치를 위해 직접 발로 뛴다. 거의 매주 서울에 온다. 김 지사는 "1주일이면 평균 다섯번은 서울에 간다"고 했다. 이런 열정으로 취임한 지 1년도 안 돼 국내 30대 기업 관계자들을 거의 다 만났다.
기업인들로부터 '전북에 투자해서 얻는 이익이 무엇이냐'는 얘기를 들어도 굴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기업 유치를 포함해 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누구든 만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라며 "제가 나서서 1%의 가능성이라도 높아진다면 기꺼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전북도 제공>
성과도 적지 않았다. ㈜두산과 지난해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GEM·에코프로·SK온㈜ 합작법인, LG화학 등 유수의 기업들과도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김 지사는 "기업 친화적인 환경도 꾸준히 조성 중"이라며 "새만금사업법 개정으로 법인세 감면 혜택을 포함한 '새만금 투자진흥지구'조성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출범을 위해 준비 중인 전북특별자치도 개정안에도 기업을 위한 전북만의 차별화된 특례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 유치 역시 실무진인 팀장급의 역할을 강조한다. 윗선에서 아무리 좋은 이야기가 오고가더라도, 실무선에서 실질적인 이해타산을 따져보고 투자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실무협상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시 기업의 의사결정자와 협의를 통해 막힌 곳을 풀어나가야 한다"며 "그래서 저는 우리 공직자들에게 협치와 소통, 원팀 정신을 늘 강조한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이 1000원으로 아침을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와 충청북도, 세종시, 부산시, 대구시, 경상북도 등 많은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이유로 고민에 빠진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당초 전북대 등 4개 대학만 참여하던 사업을 전북 지역 20개 대학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전라북도는 각 시·군과 함께 학생 1명당 1000원을 지원한다는 안도 내놨다. 다음 달 추경에 관련 예산도 편성한다.
김관영 전북도지사<전북도 제공>
김 지사는 "고물가 시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지만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도입을 주저하는 대학들도 있었다"며 "그래서 대학측의 부담을 일부분 도가 짊어지기로 하고 사업을 20개 대학으로 확대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북이 쌀 생산력이 높은 농도라는 점도 고려했다. 국민 쌀 소비량이 매년 줄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 지사는 "공깃밥 한 그릇이 대략 100g 정도 된다고 한다"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의 수혜를 받는 도내 대학생이 8만 6000여명에 달한다. 약 9톤 정도의 쌀 소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장기적인 포석도 있다. 쌀밥으로 아침을 챙기는 문화를 확산하자는 것이다. 청년 세대들에게 아침밥을 먹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안정적인 쌀소비 기반이 구축된다는 게 김 지사의 판단이다.
김 지사는 인터뷰 말미에 자신의 포부도 밝혔다. 김 지사는 "전북의 먹고사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 전북은 여전히 척박하다"며 "지금 당장 성과를 얻겠다는 욕심보다는 길게는 5년, 10년 뒤라도 반드시 결실을 내겠다는 마음으로 멈추지 않고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에서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성장과 더 나은 삶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전북이 가는 길이 대한민국이 가는 길이 되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