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한 분기 만에 역성장에서 탈출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수치다. 이로써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0.4%)을 기록했던 우리 경제는 다시 소폭 성장세로 돌아섰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마스크 해제 효과로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5% 증가했다.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는 0.3%포인트로 분석됐다.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내렸다. 설비 투자도 급감했다.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가 줄면서 4.0%나 감소했다. 2019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렇게 수출·투자 부진 속에서 민간소비가 살아나면서 가까스로 반등을 이뤄냈다. 소비가 성장의 보루 역할을 한 셈이다.

사실, 소비 말고는 한국 경제는 기댈 언덕이 없는 상황이다. 수출의 경우 비관적 전망이 대세다. 올해 1분기 수출은 15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었다. 반도체를 포함한 중간재 수출 침체가 주 요인이다. 미중 갈등의 와중에서 반도체 수출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이러니 무역적자는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올 들어 누적된 무역적자는 265억달러로 이미 작년 연간 무역적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올해 하반기까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거나 중국 경제 회복세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은 있으나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높다. 수출전선의 부진 양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외적 변수에 좌우되는 수출 한국의 한계를 보여준다.

어려운 수출 상황을 직시한다면 내수를 살려 성장률을 끌어올리는게 현실적일 것이다.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기 진작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여행비·휴가비 지원, 외국인 여행객 유치 강화 등을 내놓았지만 소비 불씨를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콘텐츠, 서비스의 질이 받쳐주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예를 들어 여행객들의 발길을 끊어버리게 만드는 바가지 상술부터 근절해야 한다. 국내에서 바가지를 쓰니 일본이나 동남아로 몰려가는 것이다. 돌파구는 내수에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내수 정책을 내놓고, 정부·지자체·민간이 합심해 총력전을 펼친다면 성과는 분명히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1분기 경제성장률 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한국은행이 1분기 경제성장률 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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