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거주 주택에 진행 중인 경매 절차를 중단·유예하는 대책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로 인해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과 피해 주택의 경매 중단 대책 등을 보고했다.
원 장관을 비롯한 참모들은 "경매절차를 중단시키는 방안을 강구해 피해자들이 시간을 벌고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 사기로 인해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저가에 낙찰되면서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원 장관이 보고한 전세사기 피해 관련한 경매 일정의 중단, 또는 유예 등 대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민사 절차상의 피해구제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인, 대부분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피해구제 방법이나 지원 정책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 시스템을 잘 구축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전세사기 매물이 경매로 넘어가면 피해자가 직접 낙찰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경매 과정에서 수차례 유찰돼 가격이 크게 떨어지다보니 경매업자들이 경매에 참여하는 경우 많은 탓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그간 거주 주택을 경매에서 낙찰받는 것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해 정부에 경매절차 중단을 요구해왔다.
이에 국토부와 금융위원회는 피해자들이 거주 중인 전세 사기 주택에 대해 선순위 채권자인 은행들에 경매를 통한 주택 처분을 당분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보유 중인 피해주택 채권에 대해선 경매 보류 조치를 하고, 은행들이 보유 중인 채권에 피해자들의 주거권 보호를 위해 경매 매각 기일 연기를 위한 협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전세사기는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라며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피해 신고가 없더라도 지원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를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