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 '앤업카페' 안 받아 이금기 회장이 공들인 컵커피 맥스 일부 제품은 단종도 검토 회사측 "판매채널 다변화 과정"
앤업카페 4종 이미지. 일동후디스 홈페이지 캡쳐
'샐러리맨 신화'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저출산에 따른 우유·분유 소비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으로 내놓은 커피사업 '앤업카페'가 편의점서 끝내 퇴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일부 제품의 경우 아예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이마트24를 끝으로 국내 편의점 4사(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일동후디스의 앤업카페를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 판매가 부진한 제품이라 더 이상 편의점 진열대에 내놓지 않기로 한 것이다. 편의점에서 더 이상 구매할 수 없게 된 제품은 앤업카페 리얼라떼·마일드모카·생카라멜마끼아또·에스프레소돌체라떼 등 4종이다.
앤업카페는 2015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대용량 컵커피(RTD) 브랜드다. 200㎖ 아니면 250㎖가 전부이던 컵커피 시장에 300㎖라는 대용량으로 제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한 이 제품은 출시 이후 6년간 7000만개 판매고를 올리며 국내 RTD 커피 시장 대표주자로서 위상을 지켜왔다. 하지만 치열해지는 RTD 커피 시장 경쟁에서 밀리면서 음료 소비 트렌드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편의점 진열대에서 모두 빠지게 된 것이다.
회사는 '앤업카페 맥스' 일부 제품을 단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2020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이준수 단독대표 이사 체제로 2세 경영을 시작한 뒤인 작년 6월 출시한 신제품이 '앤업카페 맥스'다.
앤업카페 맥스 디카페인 무라벨. 쿠팡 캡쳐
용량을 450㎖로 늘려 선보인 앤업카페 맥스는 온라인 전용으로 묶음 판매해 온 제품이다. 회사는 전체 3종인 이 제품군 가운데 디카페인 제품에 대한 단종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속에 꺼내든 일동후디스의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브라질·독일에서 수입해 오는 디카페인 원두는 추가 공정을 거쳐 수입해야 해 일반 원두보다 원가가 비싸다.
하지만 가격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압박에 원부자재 값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앤업카페 300㎖ 4종은 편의점 4개사에서 모두 빠지게 됐는데 특판채널, 온라인에서는 지속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생산중단은 아니고 판매채널을 다변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앤업카페 맥스의 경우 디카페인 제품에 대한 단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앤업카페는 경쟁 RTD 커피 브랜드뿐 아니라 커피프렌차이즈 업체들의 테이크아웃 커피와도 경쟁을 해야하는 녹록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의 월드패널사업부가 작년 말 내놓은 'RTD 음료 시장 소비자 구매 트렌드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가구 내 RTD 커피 카테고리 구매자 수는 지속적으로 유입된 반면, 가구 밖 RTD 커피 카테고리 구매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가구 밖 RTD 커피 물량 증감 원인 중 '다른 카테고리와의 전환' 관계에서는 테이크아웃 커피로의 물량 이탈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