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으로 이처럼 짧게 입장을 밝히고 마이크를 넘겼다. 이번 최고위는 김 최고위원이 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서 전광훈 목사가 '5·18 정신 헌법수록' 대선 공약에 반감을 드러내자 "그건 불가능하다"고 달래는 언급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래 처음 참석한 회의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SNS 사과문을 올려 발언을 철회하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했다. 이후 27일까지 총 3차례 최고위에 불참하던 그는 미국 출장 중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북미자유수호연합' 초청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을 했다"고 치켜세운 발언으로 재차 논란이 됐다.
전날(29일) 오전 4시쯤 김 최고위원은 SNS에 다시 사과문을 올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당에 부담을 드린 점에 깊히 반성하면서 사과의 말씀 드린다. 앞으로 매사에 자중하겠다"며 "미국 현지의 폭풍우로 하루 동안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고 공항에 격리돼 모든 것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서도 '연일 파장이 컸는데 한줄 사과를 했다'는 지적성 질문에 "사과는 필요하다면 여러 가지 내용으로 하겠지만 또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정제해 말씀드렸다"며 "어쨌든 모두 다 제 잘못이다. 자중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김기현 당대표가 며칠 전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입장 표명이 늦었다'는 취지의 물음엔 "미국 공항에서 하루동안 격리가 돼 있었고 열다섯시간 넘게 비행기 타고 새벽에 도착해서 곧바로 국내 상황을 확인하고 사과문을 올렸기 때문에 따로 다른 어떤 협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전 목사를 띄운 발언이 '내년 총선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설에 대해선 "도움이 되겠습니까.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며 "앞으로 (전광훈의) '전'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했다. '최고위원 당선에 전 목사의 역할이 있었냐'는 물음엔 "우리 당에 전광훈 목사가 입당시킨 당원 숫자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안다"고 선 그었다.
한편 당 지도부는 구두 경고로 매듭짓는 모양새다. 김기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은) 어제 SNS글을 포함해 3번에 걸친 사과를 했다. 오늘 공개적으로 구두로 사과했다"며 "그동안 발언 취지가 국민 정서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히 공감하고 있고 앞으로 그런 언행이 반복 안 되도록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차후에 이런 행태가 반복되면 그에 대한 또다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고민'이 당 중앙윤리위 징계가 될 수도 있냐는 물음엔 부인하지 않고 "그렇게 답변드린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비공개 진행된 사전 회의에서도 지도부에 수차례 고개숙여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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