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안보실장 전격 교체
한미회담 행사 보고 누락 경질설
조태용은 외교 차관 지낸 전문가

윤석열 대통령이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5월 일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 외교·안보라인 대거 물갈이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초부터 윤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의 하이라이트가 될 굵직한 외교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자칫 외교 공백으로 차질이 빚어지거나 의미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통령실은 김 실장의 교체설을 부인한 지 하루 만에 김 실장이 전격 사의를 표하고, 윤 대통령이 곧바로 후임 인선까지 밝혀 경질성 인사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이 윤 대통령의 교체 지시라는 해석에 대해 "김 실장이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며 "제가 알기로는 윤 대통령이 만류했으나 김 실장 본인이 사의를 고수해 윤 대통령이 수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측은 앞서 외교·안보라인의 비서관급이 사퇴한 이후 김 실장 교체설이 불거지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지난 10일 사퇴한 것이 뒤늦게 알려진 뒤 지난 27일 이문희 외교비서관도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서관의 경우 지난 16∼17일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동행했을 뿐 아니라 한일정상회담 확대회담에도 배석한 참모임에도 갑작스럽게 물러나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연이은 비서관급 사퇴에 김 실장 책임론까지 불거져 교체설이 나오자 대통령실의 한 핵심관계자는 전날인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 '사실과 다르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라고 부인했다. 또 김대기 비서실장이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김 실장의 교체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실장이 단 하루 만에 사임하고 윤 대통령이 후임 인선까지 마무리한 것은 미리 김 실장 교체가 결정된 것이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지난 5일부터 3박 5일간 미국 워싱턴DC를 직접 방문해 미 정부 측과 윤 대통령의 방미를 조율한 당사자다. 윤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방문 하는 상황에서 외교 창구 역할을 한 김 실장의 부재가 외교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윤 대통령이 이를 예상하고 주미대사인 조 대사를 후임으로 낙점해 외교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권에서는 김 살장이 경질된 이유를 미 행정부가 제안했던 국빈초청 특별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대통령실의 보고 누락과 대응 미흡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측이 최근 한국의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의 레이디 가가의 합동공연을 제안했지만 한국 측에서 5차례나 응답하지 않아 무산될 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미국의 제안을 다른 경로로 뒤늦게 인지한 뒤 안보실을 문책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외교 공백 우려 등에 "신임 안보실장이 바로 인수인계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조태용 주미대사가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조 내정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외무고시 14회로 외교부에 입부해 북미국장과 북핵단장, 그리고 의전장과 호주 대사를 거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어 청와대 안보실 1차장, 외교부 1차관에 이어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낸 후 주미대사로 재임 중이다. 김 실장을 필두로 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교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역 국회의원인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내년 총선 출마준비로 물러나면 전면 개편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관계부처 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관계부처 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지난해 6월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태용 주미대사(왼쪽)가 신임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오른쪽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지난해 6월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태용 주미대사(왼쪽)가 신임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오른쪽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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