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랜드마크 쇼핑몰 23년째 방치
대구 사업도 10년째 '나몰라라'



롯데그룹이 대구와 부산 등 지역에서 추진 중인 대형·복합 쇼핑센터 건립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특히 대구의 경우 10년 째 사업이 표류하자 참다 못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롯데그룹에 각서를 받아내기까지 했다.

부산에서는 무려 23년째 첫 삽도 못 푸고 있다. 오는 11월 국력을 총 동원해 추진 중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여부가 결정되는데, 일정이 더 늦어질 경우 자칫 세계인의 축제에 흉물스러운 공사장을 보여줄 판이다.

과거 잠실 롯데월드타워 건설 당시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의 활주로 방향을 바꾸는 공사비용을 내겠다고 할 만큼 적극성을 보였던 때와 비교하면 180도 다른 양상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룹 전반에 재무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와 대구시에 따르면, 롯데와 대구시는 최근 대구 수성알파시티 롯데몰 건립의 신속 추진을 위한 합의를 맺었지만 그 이후에 실질적으로 진척된 것은 없는 상태다.

지난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가운데),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이사(오른쪽),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합의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지난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가운데),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이사(오른쪽),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합의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지난 10일 관련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합의를 체결했다. 롯데몰 건립이 10년째 표류하며 대구시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결국 지난 10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공사·영업 지연에 따른 보상금을 내도록 하는 새로운 합의서를 롯데로부터 받아낸 것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2026년 6월말까지 완공하기로 롯데가 합의했기 때문에 앞으로 롯데와 지속적으로 만나서 추가적으로 협의를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다음 협의 일정은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은 롯데에서 설계변경안이 나와야 하는데, 롯데쇼핑이 설계변경을 많이 해야 한다고만 하고 있지, 언제까지 내겠다는 계획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안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공사 지연보상금을 어떤식으로, 어느 규모로 주기로 할지에 대해서도 제3자 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해야 한다"면서 "아직 협의체 구성을 위한 만남을 갖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대구 수성알파시티 롯데복합쇼핑몰 부지. 대구시 제공
대구 수성알파시티 롯데복합쇼핑몰 부지. 대구시 제공


롯데는 지난 2014년 수성알파시티 7만7049㎡ 부지를 분양받은 후 2020년에 연면적 25만314㎡ 규모로 복합쇼핑몰을 조성하는 건축허가를 받았다. 2021년 5월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으나 그 이후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

최근에는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 쇼핑몰 콘셉트 변경 등의 사유로 공사가 지지부진해지면서, 대구 시민들 사이에선 이러다 사업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시민들의 걱정이 많았기 때문에 시와 롯데, 경제청이 이번에 합의를 한 만큼, 정상적으로 이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설계변경안 확정 시기는 현재로선 미정이며, 변경안이 확정되는 대로 대구시와 협의해 조속히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에서도 2000년 롯데가 약속했던 부산 롯데타워 건립이 지지부진하자 지난해 6월, 부산시가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 시설에 대한 '임시사용 연장 미승인'이란 칼을 빼든 바 있다. 롯데는 그제서야 부산시와 롯데타워 건립추진 확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작년 말 기준 롯데지주가 1년 내에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4238억원으로 전년 동기(3509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었다. 롯데쇼핑의 단기차입금도 작년 말 기준 1조57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38% 증가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김수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