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29일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정부는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다음달 1일 내놓기로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개최한 전기·가스요금 관련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누적적자 32조원대) 한국전력이 하루 이자만 38억원 이상 소요되고, (미수금 9조원대의)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하루 이자부담이 13억원 이상이란 현실을 감안하면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 당정이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와 관련해 소관 부처인 산자부에서 인상 관련 복수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박 의장은 "'국민부담 최소화를 최우선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정 간 이견이 없었다"며 "국제 LNG(액화천연가스), 유연탄 가격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하향추세란 점을 저희들이 인상 문제에서 중요 요인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은 인상 시기와 인상 폭 반영을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강력히 주문했고, 이에 따라 2분기 요금 적용이 시작되는 4월1일까지 정부가 최종안을 마련해오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산자부에서 마련할 최종안, 1분기 대비 인상폭에 관한 질문에 "지금은 설명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당정협의 공개발언으로 시사한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대책에 관해서도 "취약계층 지원 부분이 다소 미흡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주신 게 있어 그 부분을 보완해 마련하도록 할 생각"이라고만 했다. 그러면서도 "최우선 원칙은 국민부담 최소화"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 이후 연료비 대책 마련이 미흡하단 지적엔 "현실적으로 지난해 요금인상 요인들이 많이 발생했고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종안 도출까지 시한이 부족하지 않냐는 질문엔 이창양 산자부 장관이 "정부부처 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왔고, 오늘 당에서 주문하신 '국민부담 최소화' 등이 있어 그 부분을 고려할 것"이라며 "LNG 장기 공급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만간 4월1일 전에 안을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박 의장은 'LNG·유연탄 등 연료가격 하락추세를 언급하며 추가 검토를 시사했는데, 요금을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도 포함됐느냐'는 물음에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저희는 부담을 최소화, 가능하면 부담을 안 드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앞서의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공개 당정에서 박 의장은 "지난 정부 한전과 가스공사의 요금인상 건의도 모두 6차례 조정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묵살됐다"며 "결국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이 남긴 한전 적자, 가스공사 미수금, 그리고 전기가스요금 청구서를 한꺼번에 받게 됐다"고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백지화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불과 지난해 말 한전법·가스공사법 개정에 남긴 '경영정상화 촉구' 부대의견을 정면으로 뒤집은 "전형적인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다. 당정은 공개발언으로 요금체계 개선 등도 장기적인 과제로 꺼냈으나, 일단 후순위로 미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박대출(가운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