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월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월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을 향한 공개 경고를 했다. 장외 강경보수로 꼽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 헌법수록 반대' 실언 논란을 불렀고, 최근 미국 현지에서 전광훈 목사를 "우파진영을 천하통일"한 인물로 치켜세워 논란을 빚은 탓이다.

김기현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당은 이제 겨우 체제를 정상상태로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 여당이라지만 소수당이니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매사에 자중자애해야 한다"며 "혹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고 언급해 지도부 일원을 향한 언급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당 구성원들의 언행을 엄중하게 지켜보고 계신다. 저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면담한 뒤 기자들을 만나 '김재원 최고위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한 질문을 받고 "본인 이야기도 들어보고 내용을 좀 더 파악해야한다"면서도 "(최근 발언이) 부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최다득표로 당선된 직후인 이달 12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수록'과 관련해 전 목사가 반감을 드러내자 "그건 불가능하다. 반대"라고 했다. '전라도에 립서비스 한 거냐'는 전 목사의 물음에도 부인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논란이 지속되자 14일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매우 죄송하다. 앞으로 조심하겠다"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게재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김 최고위원은 전북 전주 현장최고위에 불참하는 등 최고위원회의 결석이 잇따랐다.

그러던 김 최고위원은 최근 개인적으로 미국 출장에 나섰다. 이 와중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보수단체인 북미주자유수호연합 주최로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파에서는 행동하며 활동하는 분들이 없는데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해서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편 친윤(親윤석열)계인 유상범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한국시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최고위원을 친한 친구이자 정치 선배라고 밝히면서도, 세차례 회의 불참과 전 목사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에 "잘해왔던 사람인데,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워딩이 반복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이 현역 의원 시절부터 '꾀주머니'로 불릴만큼 당내 전략통으로 꼽혔고, 지난 경선에도 '최종병기'를 자임했지만 새 지도부 임기 초 논란이 거듭되자 대신 유감을 표한 셈이다. '언어가 전략의 기본 아니냐'는 지적에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정황분석은 탁월한데, 언어의 전략적 구사가 최근에 감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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