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방문한 포스코 2열연공장에서 만난 서민교 2열연공장장은 "이곳은 힌남노 당시 피해가 가장 컸고 복구에 가장 애를 먹었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 공장은 '유실' 이라고 하는 지하실이 있었는데, 지상이 잠기면서 지하실 역시 침수 피해가 심각했었다고 한다. 포스코 측에 따르면 당시 지하실은 8m 높이까지 물이 찼고 공장 길이 420m가 전부 물로 뒤덮였다.
서 공장장은 "물을 다 빼고나니 30㎝의 토사가 남아있었고 수압을 못 이기고 떠버린 탱크들도 나왔다"며 "전 직원들이 힘을 합쳐 수해 전 모습까지 복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역시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는데, 비의 양이 많지 않음에도 공장 바닥 곳곳에는 물 웅덩이가 보였다.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 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됐다.
공장을 둘러보면서 열연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철강제품이 압연기 쪽으로 나올 때마다 열기가 수십미터 떨어진 곳까지 전해졌고, 압연 과정에서 제품이 공장의 좌우로 끊임없이 움직였다.
공장을 따라 걸어가는데 쇳물 소리에 옆 사람이 말하는 것도 잘 안들릴 정도였다. 얼핏 대형 선박의 엔진실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 기계 위로는 하얀 수증기가 끊임없이 나왔다.
이 공장에서는 하루에 코일을 700개 가량 생산하는데, 2분에 1개씩 만드는 속도라고 한다. 공장의 끝부분에 도착하자 수없이 쌓인 코일들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쌓여 있었다. 이어 방문한 공장은 2제강공장이었다. 최주한 2제강공장 공장장은 이곳에서 쇳물이 용기에 집어넣는 과정이 진행된다고 한다.
쇳물을 용기에 집어넣는 장면도 직접 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용기 위로는 불꽃이 크게 생겼고 용기 주변과 바닥에는 불꽃가루가 떨어졌다. 공장 내에서는 쉴새없이 사이렌도 울리고 공장 천장에는 연기까지 가득 차면서 메케한 냄새도 났다.
최 공장장은 "힌남노 침수 당시 이 공장은 136시간 만에 재가동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공장은 2고로 공장이었다. 이 공장은 스마트고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이를 적용하고 있는 곳으로, 옛 방식의 고로가 아닌 다양한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곳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최명석 2고로 공장장은 "고로란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고 1200도의 뜨거운 바람을 불어 쇳물 용선을 만드는 곳"이라고 소개하며 이곳에 적용중인 다양한 신기술들을 소개했다. 이곳에 적용된 다양한 신기술들은 중소기업과 지역대학 등과 협업한 것으로 그는 이를 스마트 팩토리 협력체계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단은 중앙 관제실에서 공장의 가동현황을 CCTV 화면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과거에는 고로 내부의 샘풀을 조금 채취해서 분석하는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했지만 스마트 팩토리 구축 이후에는 고화질 영상을 도입해 고로 내부의 밀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내부 수분 또한 데이터 등으로 표시됐다.
숙련공들의 기술을 AI(인공지능)가 학습해 숙련공들의 작업도 도왔다. 최 공장장은 "기존에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고 기준이 달랐다"며 "하지만 이제 AI 학습을 통해 딥러닝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에따라 AI가 자동으로 바람 세기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로 안에 쇳물을 직접 보기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열풍이 들어가는 풍구 근처를 지나게 됐다. 1300도나 되는 뜨거운 바람이 지나다니는 공간이다보니 근처에만 가도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최 공장장이 쇳물이 들어있는 곳을 직접 열어보이자 경고음이 울리면서 쇳물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습이 멀리서나마 보였다. 최 공장장은 "AI를 통해 기존 대비 중형 승용차 연 8만5000대 분량을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됐고 품질 불량률도 63%나 개선했다"며 덧붙였다.포항=이상현기자 ish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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