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사의를 밝힌 이원덕 우리은행장 후임 선정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했다. 임종룡 현 회장을 뽑을 때보다 더 꼼꼼한 절차가 주목을 받는다. 최근 우리금융 내부에서 인사잡음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인사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명을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확정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4일 공식 취임과 함께 은행장 선임을 위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가동했고, 첫날 회의에서 롱리스트 선정 작업을 마쳤다.
자추위는 조직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형' 리더로서,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경영방침에 따라 후보군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직에 있는 그룹 내 주요 보직자 가운데 영업력을 갖춘 인물들이 후보에 올랐다.우리금융은 1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총 4단계로 진행되는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먼저 분야별 외부전문가와 워크숍 형태의 일대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임원 재임 기간 중 평판 조회도 실시한다. 이어 그동안의 업적평가, 일대일 업무보고를 통한 회장의 역량평가, 이사회 보고 평가 등 업무역량 평가를 진행한다.
1~3단계 검증을 통해 2명을 숏리스트(2차 후보군)에 올릴 예정이다. 마지막 4단계에서 자추위 최종 심층면접 및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게 된다.
4명의 후보는 현직 직무를 수행하면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의해 평가를 받게 되는데, 최종 선임은 오는 5월 말 이뤄질 예정이다. 은행장 선발 과정만 두 달 넘게 진행되는 것인데, 이는 임종룡 회장 선임 과정보다 더 긴 시간이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지난 1월 19일 롱리스트 8명을 확정했고, 보름 정도 지난 2월 3일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은행장 선임 절차가 회장 때보다 더 꼼꼼해진 셈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이번 은행장 선임 절차가 그룹 경영승계프로그램의 첫걸음인 만큼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시행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회장, 은행장, 임원 등 경영진 선발을 위한 경영승계프로그램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4명의 후보 가운데 이석태·조병규 후보는 상업은행 출신, 강신국·박완식 후보는 한일은행 출신이다. 임 회장과 같은 학교인 연세대 출신이 없는 점도 특징이다. 임 회장이 내정된 뒤 우리금융 내부에서 연세대 출신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석태 후보는 1964년생으로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우리금융지주의 신사업총괄 전무, 사업성장부문 부사장,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거쳐 이달 초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부행장)에 임명됐다.
강신국 후보는 1964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우리은행 IB그룹 상무와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쳐 현재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기업그룹장을 맡고 있다.
박완식 후보는 1964년생으로 국민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우리은행 개인그룹장 겸 디지털금융그룹장(상무), 영업·디지털그룹 집행부행장보, 개인·기관그룹 집행부행장을 지낸 뒤 최근 우리카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조병규 후보는 1965년생으로 경희대를 졸업했다.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집행부행장보)과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보,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거쳐 올해 3월부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