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업통 이끄는 신한 관료 출신 개혁 나선 우리 지배구조 투명성 드라이브 진옥동 회장과 임종룡 회장이 지난 23일과 24일 정기 주주총회의 정식 선임 절차를 거쳐 각각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4대 금융지주 인사개편이 마무리됐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정책 드라이브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국과 진 회장, 임 회장의 '케미'(조화·호흡)에 관심이 몰린다. 30년 이상을 신한에서 근무한 진 회장과, 관료 출신인 임 회장의 소통 방식엔 차이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영업통' 진옥동…'혁신·내부통제' 강조한 배경= 1961년생인 진 회장은 덕수상고 3학년 시절인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37년을 신한에서만 근무하며 정상까지 올랐다. 특히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SBJ은행 법인장 등을 역임하며 이른바 '일본통'·'국제통'으로 분류된다.
진 회장이 행장으로 재임하던 때 신한은행은 지난해 10개 해외 법인에서 전년 대비 66.2% 급증한 42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전년보다 53.1% 늘어난 1978억원 수익을 냈고, 진 회장이 일으킨 일본 SBJ은행에서도 1167억원의 순익 달성했다.
앞으로 3년간 신한금융을 이끌어가야할 진 회장은 쇄신과 혁신을 강조하며 '더 큰 신한, 일류 신한'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행장 재임 시절 배달앱 '땡겨요'를 추진해 디지털 금융 가속화에 기여하기도 했던 진 회장은 취임사에서 "삶의 모든 영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인비저블 금융(Invisible Finance)을 구현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진 회장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를 뚫고 취임한 만큼 내부통제 등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국민연금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은행장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반대했지만 진 회장은 외국인 주주의 찬성표를 얻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신한의 존재 가치는 말과 구호로 증명할 수 없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철저한 자기검증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료 출신' 임종룡…당국과 긴밀 소통 예상= 1959년생인 임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1년 24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을 수행해왔다. 재경직 공무원으로 기획재정부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임 회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장까지 역임했다. 특히 관료 시절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한일은행 합병 작업을 담당했으며, 금융위원장 당시에도 우리금융 민영화 절차에 나서기도 했다.
때문에 임 회장은 적극적인 기업 구조 개선 의지를 보였다. 그는 취임식에서 "인사평가 및 연수제도, 내부통제, 경영승계 절차 등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사태, 내부 횡령 사고, 상업·한일 파벌을 해소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현 기획재정부) 은행제도과장과 금융정책심의관,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 금융위원장, NH농협금융회장으로도 일한 임 회장은 주요 금융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금융당국과 소통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다만 금융당국의 '관치 논란' 여진이 이어지는 만큼 리더십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9개 부문장 중 세 자리를 임 회장과 같은 연세대 출신으로 채웠고,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으로 브랜드부문장에 언론인을 기용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추진 중인 이사회 정례회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4일 "4월 이후 여러 논의를 준비 중이고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는 게 좋을지 새로 취임한 CEO 및 이사회분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학계 연구 결과를 비롯해 오랜 기간 이사회와 면담해 온 유럽 등 금융 강국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로드맵을 언론에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4대 금융지주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으로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각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