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드디어 한국 상륙… 게임 체인저 되나 편의점·NFC 가맹점 등 사용 가능 현대카드, 출시기념 대규모 행사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일부는 제한 삼성-네이버페이 내일 연동 맞불
국내 상륙한 애플페이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일인 21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24 R한남제일점에서 한 시민이 애플페이로 상품을 결제하고 있다. 2023.3.21 dwise@yna.co.kr (끝)
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한국에 상륙했다. 애플과 현대카드는 21일 서울 용산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신의 아이폰을 공개하며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를 알렸다. 이에 맞서 삼성과 네이버는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간 연동 서비스를 이르면 23일로 앞당기는 등 애플페이에 '맞불'을 놓고 있다.
◇"얼굴 인식후 갖다대면 끝"…간편결제 시장 '게임 체인저' 될까= 이날 정 부회장은 "16년 전에 아이폰을 산 다음에 그 신기함에 매료돼 밤을 샜다"면서 "지난 16년 동안 아이폰이 내 생활과 삶을 바꿨고, 이제 아주 중요한 기능인 애플페이가 추가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NFC 단말기가 해외에는 많이 보급돼 있는데 한국에는 그렇지 않아 많이 안타까웠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한국 페이먼트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또 "오래 기다려온 아이폰 유저 마음을 알기 때문에 현대카드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되도록 없애고, 애플페이의 느낌만을 온전히 전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앞으로도 사용처의 빠른 확대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던킨 올비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도 참석해 "한국에서 애플페이를 선보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 현대카드팀과 정 부회장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는 호환 단말기를 보유한 매장에서 카드 실물 없이 휴대전화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에서 발행한 비자·마스터카드 브랜드 신용카드 또는 국내 결제 전용 신용·체크카드를 보유한 고객은 아이폰의 '지갑' 앱이나 '현대카드' 앱에서 애플페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결제를 위해선 측면 버튼 또는 홈 버튼을 두 번 눌러 사용자 인증을 한 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단말기 가까이에 대면 된다. 맥과 아이패드에서는 온라인으로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전국 편의점과 코스트코,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다이소를 비롯한 오프라인 가맹점과 배달의민족, 무신사, 대한항공, 폴바셋, 이니스프리 등의 웹페이지·모바일 앱이다.
국내 도입 첫날인 이날 용산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에 들러 아이폰 애플페이로 LP 음반을 한 장 구매해봤다. 진열대에 있던 영국 록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명반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을 고른 뒤 계산대로 가져갔다.아이폰 잠금화면 상태에서 측면 버튼을 두 번 빠르게 누르면 별도로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애플페이가 켜진다. 페이스ID로 얼굴을 인식하면 특유의 인식 음은 나오지 않지만, 대신 '리더기 가까이 들고 있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뜬다. 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가까이 대면 '완료' 창이 등장하고 결제가 마무리된다. 애플페이로 결제한 '최근 거래 내역'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과 네이버의 반격= 삼성전자와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23일께 간편결제 연동 서비스를 선보인다. 당초 알려진 시점보다 1∼2주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서비스가 도입되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 등 국내 온라인 가맹점 55만 곳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삼성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으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20일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카카오페이와도 비슷한 방식의 서비스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1·2위 간편결제 사업자와 동맹을 바탕으로 애플페이 견제에 나선 것이다. 삼성페이는 카드사와 가맹점, 소비자에게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물리지 않고 있다. 반면 애플페이는 카드사로부터 결제액의 최대 0.15%를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카드 시장에도 전운= 당초 현대카드는 1년 독점 계약으로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를 준비했지만 금융위원회 심사과정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서비스할 수 있지만 준비과정에 최소 6개월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은 수수료까지 지급하면서 애플페이를 서비스해야 할 필요성이 아직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가 당분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전망이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내세워 카드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개인 신용카드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19.6%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삼성카드(17.8%)와 현대카드(16.0%), KB카드(15.4%)가 치열한 2위 싸움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애플의 충성도 높은 고객을 끌어들인다면 삼성카드를 추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갤럭시' 이용자의 '아이폰' 유입 효과가 나타날지조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63%, 애플은 34%로 갤럭시 비율이 압도적이다. 국내 이용자들의 갤럭시의 유인 효과 중 하나로 '삼성페이'가 꼽히는 만큼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의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하면, 아이폰 충성도가 높은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삼성페이의 아성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페이는 글로벌 70여개국에서 쓰이는 서비스지만, 그간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독식해왔다.
업계에선 당장 스마트폰 시장에 파급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페이는 간편결제의 가장 큰 편의성으로 꼽히는 교통카드도 당장 이용할 수 없다. 결제 단말기는 NFC 기반지만, 애플페이 전송 정보를 수신하려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단말기를 교체해야 한다. 카드결제 수수료 문제와 NFC 방식 결제 단말기 보급도 장벽이다. 애플페이에 필수적인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미만인데 단말기 가격은 약 20만원대로 도·소매점이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보다 아이폰 유저 입장에서 사용환경이 개선된 것은 맞지만 NFC 방식만 지원하고 T머니 등 교통카드를 미지원하는 부분이 삼성페이보다 경쟁력에서 떨어진다"며 "한계가 명확해 당장 갤럭시 이용자가 아이폰으로 갈아탈 정도의 유인 효과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