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우크라전쟁 등 운임↑ 식품업계, 해외공장 투자 늘려 CJ제일제당, 美에 만두 공장 풀무원·대상·오리온도 증설
미국 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들어선 대상의 김치 공장. 대상 제공
CJ제일제당과 대상, 오리온, 풀무원 등 식품업계의 '큰형'들이 공격적으로 해외공장 투자에 나서고 있다. 물류비 운임 증가와 원재료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던 경험이 주요 기업들의 현지 생산시설 증설을 재촉하고 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캐나다·태국·호주·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미국, 유럽, 일본 외에 미진입 국가 진출을 본격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스폴스 지역에는 만두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미국 캔자스주, 미네소타주에 각각 슈완스 물류센터와 슈완스 포장재용 필름재활용공장도 짓고 있다. 작년에는 베트남 키즈나 공장(만두·김치 등 생산)을 완공해 가동 중이다.
대상은 열 한번째 해외 생산 기지인 폴란드 크라쿠프에 김치 공장 건설을 앞두고 있다. 총 대지 면적 2000평 규모의 공장을 2024년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폴란드 공장은 완공까지 약 15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연간 3000톤 이상의 김치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1973년 인도네시아 진출 후 지난해 3월 아시아권을 벗어난 최초의 해외 공장인 미국 LA 김치 공장을 비롯해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에서 10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LA공장은 약 200억원을 투입해 연간 2000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과 기반 시설을 갖췄다. 순차적으로 자동화 설비와 시설 등의 확충으로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은 올해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공장을 증축·증설하고 제3공장 신축도 추진한다. 앞서 2021년에는 베트남에서 젤리 생산라인을 신설했고, 지난해에는 여기에 레이어케이크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오리온은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트베리 신공장을 완공하고 파이, 비스킷 등 생산량을 확대했으며, 올해에는 트베리 신공장에 파이, 비스킷 라인을 이설하고 젤리 라인을 신설하는 등 안정적인 제품 공급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2021년 증설한 젤리, 스낵 라인을 통해 현지에서 일고 있는 건강 트렌드 등을 반영한 차별화된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해 나갈 계획이다. 2021년 라자스탄주에 생산공장을 완공한 인도에서는 올해 초코파이라인을 증설하고 스낵 라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미국 길로이 생면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미국법인 풀무원USA는 미국 서부 풀러튼, 동부 아이어, 타판에 총 3개의 두부 공장, 미국 서부 길로이에 생면 공장 등 현지에 총 4곳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21년 말 약 400억원을 투입해 풀러튼 두부 공장의 생산라인을 9300 ㎡ 규모로 증설하고 월 두부 최대 생산량을 2배 이상 확대한 바 있다.
또 일본법인 아사히코를 통해 올해 중으로 현지 교다 공장의 '두부바' 물량 확보를 위한 추가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앞서 풀무원은 작년 1월 교다 공장에 생산 라인을 증설해 '두부바' 공급력을 기존 대비 약 2배 늘린 바 있다.
현재 식품기업들은 국내 사업만으로는 영업이익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정부로부터 물가안정을 위한 가격인상 자제 요청을 받고 있는 터라 재료비가 증가한 만큼 판매가를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에서는 하지만 현지 생산역량 확보 없이는 수익성 개선 또한 구호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처럼 코로나19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이 재현될 경우, 해외로 가야할 제품들이 국내 물류항에서 발이 묶이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자금력이 있는 주요 기업들이 해외 현지 생산역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