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시간 개편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주 60시간 이상 무리'라는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근로시간 개편) 논의의 가이드라인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그렇게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들지 않겠냐는 개인적 생각에서 말씀한 것"이라며 "의견을 수렴해 60시간이 아니고 더 이상 나올 수도 있다. 캡(상한)을 씌우는 게 적절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이 굳이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신 말씀으로 이해해달라"고 부연했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 16일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보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연장 근로시간을 포함 '주 최대 60시간 미만'이 돼야 한다는 상한선을 제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실 설명은 당시 윤 대통령의 언급이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충분한 여론 수렴'에 방점이 있는 것이지, '60시간'이라는 숫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
고위 관계자는 "캡을 씌울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가 없다. 윤 대통령 말씀은 장시간 근로에 대한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한 채 여러 의견을 들으란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바꾸고자 하는 제도로 가더라도 급격한 장시간 근로를 할 가능성은 작다"며 "(개편 방향은) 세계적 추세에 맞춰서 근로시간을 줄여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시간 개편 논의와 관련해 노동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개악안'으로 규정하고 "전면 폐기가 답"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과로사를 조장하는 개악안을 추진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살인 예비음모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노동부 고시에 따른 과로사 인정기준이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 또는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 일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라며 "정부가 설정한 기준을 넘는 연장근로를 조장하는 것은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모두발언에서 "우리 사회가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라면서 "법정 노동시간을 어떻게 줄일지가 아니라 어떻게 더 많이 일하게 할지 논쟁을 부른 정책은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정부는 전날 '주 최고 69시간' 등으로 논란이 된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관련, 근로자의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방향으로 보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입법예고 기간 MZ세대와 노조 미가입 노동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제도 개편과 관련한 여론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또 당정은 은행 대출금리, 난방비, 전기료 등과 관련해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후 처음 열린 이날 고위 당정 회의는 2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