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항상 본질에의 집중이라는 평범한 진리였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올해도 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도 기술로서 고객이 보다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많은 분들의 노력과 격려에 힘입어 처음으로 매출 300조원을 넘어서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며 임직원과 주주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삼성전자는 전략적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준비하고 업계 리더십을 더욱 굳건히 하는 데 주력했다"며 주요 성과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2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인 한 부회장과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메모리사업부장인 이정배 사장이 각 부문별 경영현황과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DX부문에서는 로봇을 비롯한 차세대 AI(인공지능),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그린 테크 등 미래 기술 혁신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DS부문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주력 메모리를 비롯해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등 사업별 경쟁력을 강화해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 주총에 '친환경'을 대폭 강조했다. 올해는 주총 참석장, 소집통지서, 주주통신문으로 구성된 우편물을 일체 발송하지 않고 전자공시시스템과 홈페이지의 공고로 전면 대체했다. 주총장 곳곳에는 주요 ESG 활동을 소개하고 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이에 따른 장단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주총을 찾은 어린이 주주들은 주총 전후 다양한 ESG존을 찾아 제품 포장박스를 생활 소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에코 패키지'를 체험하고 잎사귀 모양의 종이에 응원메시지를 작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반면 주총에 참여하는 주주 수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아직까지는 전자공고 시스템만으로 전체 공고를 대체하기는 미흡하다는 점도 엿보였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약 600명의 주주가 직접 참석해 지난해 1600여명의 주주들이 주총장을 찾은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주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질의를 이어갔으나,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 하락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발언권을 얻은 주주가 "주가 관리를 너무 안 하고 있는 것 같다", "질의에 대한 답변이 너무 두루뭉술하고 동문서답이다"라고 쓴소리를 할 때마다 장내에서는 동의의 의미로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주총 의안은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상정돼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 연말 이재용 회장의 취임 후 첫 정기 주총으로, 이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번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제54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제54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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