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꼬리 전선 닿는 순간 기체 산산조각, 기름 냄새 진동 헬기 걸려 피복 벗겨진 전선 뚜렷 송전탑 보수공사 자재 나르던 중 사고…조종사 등 2명 숨져
15일 오전 7시 46분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헬기 1대가 추락, 마을회관 인근으로 기체와 잔해가 흩어져 있다. 소방 당국은 이 사고로 탑승자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화재 등 2차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독자 제공. 영월=연합뉴스]
"꼭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요. 헬기 꼬리가 전선에 닿자 '쾅' 하는 굉음이 났고, 그 후 산산조각 공중분해돼 떨어졌어요. '이거 큰일 났구나' 싶어서 신고했죠."
15일 강원 영월에서 송전탑 유지보수 공사에 투입된 민간 헬기 1대가 전선에 걸려 추락하는 장면을 가장 먼저 목격한 주민 남순만(65)씨는 사고 당시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남씨는 "헬기 소리가 유별나게 크게 들려 마당에 나와 쳐다보는데 헬기가 평창에서 영월 송전탑 쪽으로 오다가 방향을 바꿔서 돌더니, 꼬리가 전선에 닿았다"며 "그 순간 굉음과 함께 공중분해가 되고 잔해물이 우수수 떨어졌다"고 사고 당시를 모습을 묘사했다.
영월군 북면 공기리 산 중턱의 사고 현장에는 산산조각이 된 기체가 송전탑 바로 아래 돌탑 부근에 나딩굴고 있었다. 항공유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꼬리날개 부분은 기체에서 떨어져 나가 20∼30m 아래에 있었다. 송전탑 전선은 끊어지진 않았으나 피복이 벗겨진 모습이었다. 다행히 헬기 추락으로 인한 화재 등의 2차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
남씨의 설명대로라면 사고 당시 꼬리 날개가 전선에 걸려 조각나면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헬기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는 것은 비행고도가 낮았거나 비행경로가 평소와 달랐을 수 있다는 것을 짐작케한다.
다행히 헬기 추락으로 인한 화재 등 2차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폭발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항공유 냄새가 진동했다.
100가구 200여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서 이른 아침에 발생한 헬기 사고에 겁이 난 주민들은 삼삼오오 사고현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주민들은 "요 며칠 전부터 헬기가 왔다 갔다 했다", "송전탑에 무슨 공사 한다고 헬기 밑에 자루를 달았더라" 등의 얘기를 주고받으며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주민들의 말처럼 사고 현장에선 헬기가 달고 있었던 포대가 발견됐다. 포대 안에는 헬기가 운반 중이던 전선 더미가 담겨 있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6분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AS350B2 기종 민간 헬기 1대가 마을회관 인근 산 중턱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기장 A(65)씨와 화물 운반업체 관계자 B(51)씨가 심정지 상태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한편 AS350B2 기종의 사고 헬기는 산불 진화용으로 강원도에 임차됐으나 산불 진화 임무에서 제외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송전탑 유지보수 공사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륙 전 제출된 비행계획서에는 '관리 순찰'이라고 보고됐으나, 실제 비행 목적과는 달라 논란이 일면서 관계당국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15일 오전 7시 46분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해 기체와 잔해가 흩어져 있다. 소방 당국은 이 사고로 탑승자 2명이 숨졌으며 화재 등 2차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영월=연합뉴스]
15일 오전 7시 46분께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AS350B2 기종 민간 헬기 1대가 송전탑 공사를 위해 전선을 운반하던 중 송전선로에 걸려 마을회관 인근 산 중턱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기장 등 탑승자 2명이 숨졌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추락한 헬기와 함께 발견된 철제가 담긴 포대. [강원도소방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