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바젤 기준에 따라 거래상대방에 대한 익스포저를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하도록 하는 거액 익스포저 한도 관리 기준을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하는 행정 지도를 예고했다.
금융위는 "국제적 은행 감독규정을 정하는 바젤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거래 상대방의 부도로 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거액 익스포저 규제를 운영하되 1년간 연장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개별기업에 대출 등을 몰아줬다가 부도가 나 은행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화된 국제 건전성 기준에 따른 것이다.
이 규제는 국내 은행이 거래상대방별 익스포저를 국제결제은행(BIS)기준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규제 대상이 되는 익스포저는 대출 등 자금지원 성격의 신용공여와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 보증제공자의 보증 금액 등을 포함한다. 다만 익스포저라 하더라도 보증기관이 주택 관련 대출 등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제공한 보증액과 국책은행이 정부 현물출자로 취득한 주식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국민경제 또는 은행의 채권확보 실효성 제고를 위한 경우와 은행의 귀책 사유가 없는 기업 구조조정이나 합병 등으로 불가피하게 인수한 채권이나 주식, 대출도 예외로 인정된다.
금감원은 SVB 사태와 관련해 국내 금융회사별로 마련된 비상 자금조달계획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대출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점검하고, 위기 국면에도 문제가 없는 수준의 유동성과 손실 흡수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같이 지시했다.
다만 금감원은 은행 및 비은행 금융회사 모두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를 뿐만 아니라, 양호한 자본비율 및 유동성비율과 견조한 수익성 등 근본적 차이를 감안할 때 국내 금융회사는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공채 보유 비중이 높은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에도 보유 만기(듀레이션)가 길지 않고 최근 금리상승기에 투자된 비중이 높아 금리상승이 채권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미 반영돼 있어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투자도 상대적으로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며 "SVB 관련 리스크 노출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이날 "금융시스템을 재점검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필요시에는 신속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은 SVB 사태가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돼왔고, 미 당국이 예금자 전면 보호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했다"며 "현재로서는 SVB, 시그니처은행 영업정지가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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