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입땐 0.0001베크렐 농도
"일본 절차상 문제는 사과해야"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배출이 우리 해역과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배출이 우리 해역과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절차를 두고 일본은 분명 비판받아야 한다. 다만 이번에 방출되는 오염수의 위험성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 대표 원자력 안전 전문가인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상반기 방류 예정인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012년 한국원자력학회 후쿠시마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을 다녀온 백 회장은 지난 202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논란과 진실'에 관한 책도 펴내는 등 오염수 안전 관련 모니터링과 연구를 해 왔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당시 지금 오염수에 들어 있는 것보다 수천 배, 수만 배의 방사성물질이 태평양으로 흘러 나왔지만 우리 해역에서 삼중수소,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등 방사성 농도에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배출되는 오염수는 훨씬 농도가 낮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국내 연구팀은 일본이 3월부터 2033년까지 10년 간 최대 22조TBq(테라베크렐·베크렐은 방사능 단위)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를 방출한다는 가정 하에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우리나라 해역에 유입되는 삼중수소는 2년 후 ㎥당 약 0.0001베크렐 농도일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가 ㎥당 172베크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만분의 1 수준으로 미미함을 보여준다. 일본 오염수 방류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백 회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원자력안전연감을 봐도 지난 5년간 국내 토양과 해양의 방사성 농도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고, 정상 수준 이상으로 관측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과학적 관점에서 방사능 총량, 바닷물에 이미 존재하는 방사능, 태평양 바다의 크기, 해류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 바다와 해산물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일본 정부의 투명하지 못한 절차 처리는 사과하고 공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차도 문제이고 사고 이후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은 우리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정부 차원의 사과와 함께 우리 정부와 오염수 공동 검증을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백 회장은 "원전 오염수는 과학과 정치사회적 측면으로 나눠 접근해 바라봐야 하고, 오염수 방류 양이 아닌 얼마나 노출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며 "다핵종 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쳐 나온 방류 전 오염수의 농도를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함께 검증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복원과 관련해선 "폐로와 부지 복원에 적어도 30년 이상이 더 걸릴 것"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사고 당시 녹아내린 고방사능의 핵연료를 어떻게 안전하게 처리하느냐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알프스를 통해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 농도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1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해 오는 6월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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