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정부출연구기관이 집적해 있는 대덕특구 전경.     디지털타임스 DB
과학기술계 정부출연구기관이 집적해 있는 대덕특구 전경. 디지털타임스 DB
새 정부 출범 1년이 다 돼 가지만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새 기관장 찾기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관장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차기 기관장이 선임되지 않아 현 원장이 임기를 추가 수행하는 곳이 비일비재하다. 일부는 임기가 끝난 지 1년이 다 된 원장이 기관을 경영하는 등 늑장 인선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기관장 임기가 끝난 출연연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5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기관장 선임 공모를 진행하는 기관은 화학연, 기초지원연 두 곳뿐이다. 이마저 화학연은 지난 1월 3배수 후보를 확정했음에도 두 달이 다 되도록 차기 원장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인사검증이 계속 늦어진다는 얘기만 나오고 있다.

기초지원연은 지난달 22일 공모를 마감해 총 14명(내부 인사 10명, 외부 인사 4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까지 3배수 후보를 정해 다음달에는 새 기관장을 확정짓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기초지원연은 지난해 12월 3배수 후보를 결정했지만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적격자 없음으로 재공모에 들어간 바 있다. 기관장 공모가 계속 지연되면서 전북대 교수 출신인 신형식 원장은 임기가 지난해 4월 30일 끝났음에도 1년 가까이 추가 임기를 수행하는 등 비정상적인 기관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기관장 선임까지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신 원장은 의도하지 않게 '3+1년' 임기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 에너지연을 비롯해 지난달 23일 임기가 끝난 표준연, 생산기술연 등 3개 기관은 아직 공모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이 중 박현민 표준연 원장의 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연임 기관장 탄생 여부를 둘러싸고 과학기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원장은 기관평가에서 '우수'를 받아 연임 조건을 충족해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공모 없이 연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재선임 절차는 물론 이사회 개최 여부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언제 진행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기계연구원(4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7월), 국가보안기술연구소(9월), 한국재료연구원·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11월)은 올해 기관장 공모가 예정돼 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소유분산기업인 KT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는 정부와 여권이 과도할 정도로 개입하고 챙기면서 정작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국가 전략기술 확보에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 과학기술계 기관장 인선에는 좀처럼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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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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