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보안솔루션 기업 '마크애니' 데이터 기반 '수평소통문화'로 기술력 ↑ 민첩하고 유연한 체계와 문화로 대변화 블록체인·지능형 CCTV 등 신사업 착착 고객 자산·정보 보호 솔루션 개발 지속
마크애니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들이 회사 비전과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 마크애니 제공
"사내 보드게임 대회를 밖에서 따로 열자는 의견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저희 동아리가 보드게임에 꽤 진심이라서요. 혹시 보드게임 좋아하세요?"
최근 만난 최고 마크애니 대표가 인사를 나눈 후 처음 건넨 말이다. 한 직원과 격의 없이 웃으면서 대화하던 그가 내용이 궁금해서 묻는 기자에게 한 답변이다. 이 회사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청년친화강소기업'에 4년 연속 선정된 이유를 일부 엿본 듯했다.
국내 최초로 DRM(디지털저작권관리)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며 이름을 알렸던 마크애니는 젊은 수장이 키를 잡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4년 전 최종욱 대표가 창업해 일궈온 강소기업을 그 아들이 이어받아 스타트업처럼 민첩하고 유연한 체계와 문화로 변모시킨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블록체인뿐 아니라 지능형 CCTV 등 신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수평적 소통문화가 혁신의 힘= 2021년 최종욱 창업자와 함께 부자 공동대표에 오른 최고 대표는 미국 퍼듀대에서 전자공학 박사를 받고 하버드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했다. 미국과 중국의 스타트업과 도큐사인, 삼성SDS 등에 근무하며 실무경험을 쌓았다. 마크애니에는 2016년 합류해 5년간 현업을 익힌 뒤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현재는 단독대표에 가까운 형태로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그가 마크애니 수장에 오른 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일은 '데이터를 근거로 수평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심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감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를 세분화하고 그 수행과정을 문서화하는 동시에 이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소통하는 체계와 습관이 요구된다.
최 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수평소통문화로, 수평문화와는 결이 다르다"고 구분 지었다. 모든 것을 수평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이 나이·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 이를 크고 작은 리더들이 열린 자세로 듣고 판단하는 게 수평소통문화라는 설명이다. 사업 성격에 따라 수직적인 업무수행체계로 추진력을 보태는 '합리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한다.
일하는 것만큼 노는 것도 열심이다. 활성화된 사내 동호회는 이 강소기업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활동비 지원을 바탕으로 테니스, 골프, 걷기, 보드게임, 온라인게임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취미부터 기독교 문화, 독서모임 등 지식활동까지 다양한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다. 봄에는 남산 산책로 걷기 대회, 여름에는 마크애니배 게임대회를 열며 사내 교류도 도모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부터 스쿼드 제도를 도입해 민첩하고 유연하게 사업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 왔다. 구성원들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이 회사 생활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내 이벤트와 동호회도 운영 중으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이어 AI로 사업 확장= 마크애니는 문서보안을 비롯해 전자문서 위변조 검증, 모바일 보안, 콘텐츠 저작권 보호 등 보안SW(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공급해왔다. 신사업으로 2014년부터 독자적인 블록체인 및 DID(분산신원증명) 기술을 개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한국인터넷진흥원)가 주관하는 블록체인 지원사업 등 15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완수한 바 있다. 온라인 투표, 디지털 증거 관리 등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를 국민 생활 전반에 적용해 산업 육성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블록체인 유공포상' 과기정통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이 회사가 최근 새로운 무기로 내세우는 것은 AI(인공지능) 기술력이다. 특히 CCTV 영상보안 분야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다. 최근 집중 공략하는 곳은 의료분야다.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의료법 개정안이 올 9월 시행 예정이라 병원들 사이에서 영상보안 관련 수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애니가 최근 개발을 완료한 '콘텐츠 세이퍼 포 헬스케어'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에 대응하는 의료기관 전용 CCTV 영상반출 보안 솔루션이다. 딥러닝 기술에 바탕을 둔 객체 검출모델을 활용한 AI 기반 마스킹 기능을 제공, 수술 촬영 영상에서 마스킹이 필요한 사람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모자이크를 적용하고 해당 인물이 움직여도 이를 유지한다. 의료진 기본권을 보장하는 영상 리뷰 기능, 외부유출에 대비한 영상 콘텐츠 자동 암호화 기능도 탑재했다. 이 솔루션을 바탕으로 KT, 델과 시장 공략 협력을 위해 손을 잡았다.
AI 기반 선별관제 솔루션 '스마트아이'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자체 개발한 국내 환경 맞춤형 AI가 실시간으로 CCTV 영상을 분석, 각종 사고와 재난 위험을 탐지해 예방을 돕는다. 특정 객체 위치 파악·분석을 위해 GIS(지리정보시스템)도 연동되고, 처리 내역 관리 및 통계 기능도 제공한다. 특히 '스마트아이 포 LPR'은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통해 차량번호를 인식할 수 있는 지능형 솔루션으로, 범법차량 단속을 위한 별도의 차량번호 인식용 카메라를 설치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방범용 CCTV 관제화면에 적용 가능한 게 특징이다.
최 대표는 "통합 정보보안 기업으로서 고객의 소중한 자산과 정보가 그 가치를 잃지 않도록 지켜주는 IT보안 기술을 개발해왔다. 새로운 솔루션도 그 일환으로, 그동안 쌓은 정보보안 노하우와 AI 기반 객체 탐지 기술을 토대로 의료기관과 도로 위에서 고객이 안전을 유지하도록 지켜주는 솔루션"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자산과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솔루션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마크애니 사내 행사인 산책로 걷기 대회에서 임직원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마크애니 제공
방범용 CCTV 관제화면 기반 지능형 차번인식 솔루션 '스마트아이 포 LPR' 로그인 화면. 마크애니 제공
수술실 CCTV 영상반출 보안 솔루션 '콘텐츠 포 헬스케어' 시스템 구성도. 마크애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