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일장기 게양하는 목사도,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충북지사도 책임지지 못 해”
“日에 배상하라고 악쓰지 말라는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국익 위한 결단이라는 與도 아무도 책임 못 져”
“책임질 수 없는 걸 책임지겠다는 허언의 맹세 앞에서 책임 없는 사람들만 괜시리 잠들지 못 해”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국민의힘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국민의힘 제공, 연합뉴스>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가운데,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그는 이 치욕을 책임질 도리가 없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일합병 때도 또 지금도, 당대의 치욕은 결국 빠르면 다음 정부가, 늦으면 다음 세대가 지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의전비서관은 "3·1절에 일장기를 게양하는 목사도, 친일을 극일이라 호도하는 서울시장도,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충북지사도 일본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구순이 넘은 할머니를 설득하겠다는 외교부 장관도, 일본에 배상하라고 악쓰지 말라는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이것은 국익을 위한 결단이라는 여당도 아무도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책임질 수 없는 것을 책임지겠다는 허언의 맹세 앞에서 책임 없는 사람들만 괜시리 잠들지 못한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대통령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대통령으로서 수행해야 할 외교와 안보, 국방, 이 모든 정책의 책임은 내게 있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아 용산 집무실 책상 위에 올려둔 명패의 문구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와 일맥상통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국정 지지도 하락 등 단기적인 정치적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조기에 한일관계 정상화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과거 정부처럼 여론을 의식하며 좌고우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울러 국민적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결단에는 한일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적 긍정효과에 대한 자신감이 깔린 게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은 수출규제 해제, 화이트리스트 재편입을 넘어 한일 경제 교류가 본격 활성화되면 국내 기업에 큰 수혜로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양국 기업 간의 신산업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이 활성화되고 고비용·고위험 분야의 공동 기술 개발로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크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로 핵심 수출 품목의 대일 수출이 보다 확대되고, K-콘텐츠 등 한류 확산을 통해 콘텐츠·소비재의 일본 시장 진출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면 기업인들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양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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