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긴축은 '변수'...연준 인사 "높은 금리 더 오래 유지해야" 환율 변동성·3월 경제 지표 주목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대로 둔화하면서 한국은행이 다음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지 주목된다. @이슬기 기자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개월만에 4%대로 둔화되면서 한국은행의 다음 기준금리 결정이 주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금리 결정의 최대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6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당시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3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 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후에도 소비자물가는 연중 목표 수준(2%)을 웃도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후 둔화세다. 한은은 지난달 23일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 효과를 살펴본다며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안개가 가득하면 차를 세우고 기다려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 연준은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2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는 이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을 69%, 0.50%포인트 인상 활률을 31%로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프린스턴대 연설을 통해 연준이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의 긴축으로 경제가 둔화될 우려가 있지만, 지금과 같이 높은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는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5%에서 5.5% 사이 어디쯤까지 올리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장은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를 5.4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이번 달을 포함해 앞으로 3차례 연속 0.25%포인트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3.50%)과 미국(4.50~4.75%)의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로, 상반기 2%포인트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지난달 28일 '2월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배경'을 설명하는 블로그 글에서 향후 주목할 미국 지표들로 △고용(3월10일) △소비자물가지수(3월14일) △생산자물가지수(3월15일)를 꼽았다. 이어 "앞으로의 고용 및 물가 흐름에 따라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을 상향 조정한 시장의 기대가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차기 금통위는 4월 11일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다음달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고 있긴 하지만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부분이나 가계대출 부문이 취약하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어 점검이 필요하긴 하지만 물가보다는 원화 약세 불안이 진정되면서 다음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다음 FOMC나 대외 부담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국내 물가 하향 경로 확인이라는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유의미한 변화를 줄 정도의 유가급등이나 환율 불안이 나오진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