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공무원 중립 정면위반" 천하람·황교안도 비판 쏟아내 김기현 "전대는 선거법 미적용" 투표율 역대 최고… 해석 분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동작을 당협 당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협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원투표 종반 단계에서 대통령실 행정관들의 '김기현 당대표 후보 카카오톡 선거운동 개입'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대통령실에 연이어 '공무원 정치중립 위반' 등 법적 책임론을 들었고, 같은 비주류의 천하람·황교안 후보까지 가세했다.
안 후보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이 직접 요청해 당원으로 하여금 김 후보 지지와 홍보활동을 부탁하는 녹취가 나왔다"며 대통령실이 '당대표 경선 개입'에 대해 당일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안철수 캠프는 지난 5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들이 참여한 복수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동일한 인물들이 초대돼 '김기현 지지·안철수 비방' 내용의 홍보물을 유포한 의혹에 관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답변과 공직기강비서관실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뒤이어 시민사회수석실 모 행정관이 일부 당원에게 김 후보 홍보글 전파를 요청한 통화 녹취가 이날 보도되자 안 후보는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헌법 제7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정면 위반"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전대에 개입한다면 내년 공천에도 개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무리하게 룰 바꾸고, 나경원 전 의원 린치해서 주저앉히고, 급기야 직접 공작까지"라며 "김 후보 당선을 위해 대통령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야 하는 현실에 자괴감좀 느껴달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다시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압박했다.
황 후보 역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 그동안 제가 김 후보가 대통령이 자신을 민다며 대통령 팔이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수차례 경고했다"며 "책임은 이사람 저사람 끌어들여 무리하게 추진한 김 후보에게 있다"면서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단톡방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허용된다"며 "전대는 선거법이 적용되지 않는 그냥 당내 선거"라고 방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총선 공천개입 유죄 사례엔 "정당 업무 관여"라면서도 전대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안 후보의 진상규명 요구에 관해 "채팅방에 초대된 대통령실 직원들이 있긴 했으나 예의상 방에서 나오지 못했고 특정 후보는 얘기하지 않고 국정홍보만 언급했던 것 같다"고 선 을 그으며 "전대에 더 이상 대통령실을 개입시키려 하지 말라"는 종전의 입장을 반복했다.
안 후보 측에선 김영호 청년대변인이 논란의 행정관 통화 녹취를 인용하며 "도대체 어느 정도의 사실과 증거가 드러나야만 상식적인 조치를 취하실 예정인가. 행정관이 김 후보의 홍보 콘텐츠를 전파하는 것이 '국정홍보 얘기'인가"라며 "더 이상 전대가 끝나기만 기다리며 면피하지 말라"고 재반박했다.
국민의힘 전대 당원투표율은 모바일 ARS 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4시 기준 52.10%로 집계됐다. 지난 이틀간(4~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K-보팅'을 통한 모바일 전자투표에서 47.51%를 기록, 선거인단 급증(32만8532명→83만7326명에도)에도 불구하고 2021년 6·11 전대 때 지도부 경선 최종투표율(45.36%)을 넘는 열기를 보였다.
투표 참여자 수로만 본다면 일찍이 40만명을 돌파,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 2021년 11·5 전대 경선 투표자 수인 36만3569명(56만9069명 중 63.89%)을 넘어섰다. 지도부 경선 사상 최고치 투표율을 비주류 측은 '대통령실·윤핵관 불공정에 대한 반란투표'로, 주류 측은 '국정 안정 및 내부총질 단속 표심'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조직 표'의 영향력은 옅어진다는 게 중론이나, 주류·비주류 유불리까지 단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자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ARS 투표엔 상대적으로 고령층 당원 참여가 많을 수 있고, 비주류 측이 제기한 불공정 논란의 여파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기호·권준영기자 hkh89@dt.co.kr
안철수(왼쪽)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선거개입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