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 지원법은 기업이 보조금 신청 시 초과 수익 공유, 재무건전성 입증 지표와 현금흐름 전망치 제시, 10년간 우려대상 국가에 반도체 공장 건설 금지 등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담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기업과 반도체 산업계,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 조건들에 대해 우려스러운 생각을 갖고 있다. 해당 조건들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다"며 "보조금 지급 조건이 상당히 많고 방대하며 조건도 국방, 경제, 교육서비스, 초과이익 환수 등 상이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우리가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 지급한 보조금하고는 전혀 다른 조건들이 들어있다고 평가한다"며 "기업들이 조건을 하나하나 평가하기가 쉽지 않아 어떻게 대응할지 상당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영 침해 논란도 지적했다. 이 장관은 "핵심 공급망에 있는 공급자들의 정보나 기업 경영 상황 정보를 제출 하라는 등 경영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정보 제출 의무가 들어있다"며 "경영 뿐만 아니라 기술에 대한 정보도 상당 부분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조항들이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대한 높은 투자 비용도 리스크다. 이 장관은 "금리가 많이 올랐고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투자 비용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육서비스 등 여러가지 부담이 들어 있어서 미국 투자비용을 더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8월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을 발표한 이후 이 장관을 비롯해 정부 실무진은 지난해 하반기 직접 미국을 방문하는 등 꾸준히 협의를 해왔다. 이 장관은 "이번 보조금 지급 조건에 나온 여러 불확실성이나 기업에 부담되는 조건들이 실제 협약에서는 상당 부분 완화되거나 해소되도록 해나갈 것"이라며 "국내외 반도체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산업 기반을 더 강화하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지원법이 제2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전기차 보조금 차별 논란에 휩싸인 IRA에 대해 정부가 대응해왔고 최근에는 기업 부담보다 태양광, 배터리, 풍력 등 타 산업 분야에서의 수혜가 크다는 것이 산업부의 판단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반도체 전략산업 세액공제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반도체는 투자가 생명이고 이 법이 제 때 조속히 통과해야만 반도체 산업 투자를 유지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지나갈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산업이 반등할 경우 효과를 크게 누릴 상황이 되는데 입법 시기를 놓치면 상당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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