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에서 강행 처리한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에 줄줄이 부의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3월 국회도 강대강 대치로 치닫고 있다. 누적된 민생현안을 풀기 위해 대화를 통한 협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만 사법리스크 공방 속에 빈손 국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6일 국회 본회의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됐던 간호법·의사면허취소법(의료인 면허결격사유 확대법) 등 법안 7건이 안건으로 회부돼 있다. 지난달 9일 표결 절차를 거쳐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직접 회부된 이 법안들은 9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인 오는 23일 투표를 통해 부의 여부가 정해진다. 국회 내 절대다수 의석을 점유한 민주당은 법안을 단독 부의 할 수 있다. 국회법은 국회의장이 본회의 부의 요구를 받은 날부터 30일간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 투표를 통해 부의 여부를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의 계획대로 절차가 진행될 경우 오는 3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직회부된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앞서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을 이미 지난 2월 국회에서 국회 본회의에 부의,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당시 지난달 27일 양곡관리법을 직권으로 상정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여야 간 합의처리를 촉구했고, 이 과정에서 "3월 임시국회 첫 번째 본회의까지 합의되지 않으면 민주당의 수정안대로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합의는커녕 비슷한 법안이 7개나 더 올라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노란봉투법과 같은 여야 간 대립이 첨예한 법안도 지난달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에서 계류돼 직회부 수순을 밟는 상황이다.
결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누적된 민생 현안을 풀기 위한 여야 협치는 점점 더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돌파해야하는 민주당과 3·8전당대회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마주한 국민의힘 모두 상대당에 대한 공세에 사실상 '올인'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6일 하루에만 이수진 원내대변인이 경제와 노동개혁 관련 2건의 논평 낸 것 제외한 7건의 논평이 모두 '헌법재판관 지명 외압 의혹', '친일 굴종 외교 비판',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특검', '대통령실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의혹' 등 민생과 무관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국민의힘도 같은 날 한일관계 논평을 제외한 4건의 논평이 전부 '이 대표 방탄' 관련이었다.
이처럼 여야가 당리당략에 따른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빈손 국회'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3·8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야당과 협조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누가 당권을 잡아도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1년간 식물국회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고, 최악의 국회가 될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춘숙 위원장이 간호사법 등 7건의 본회의 직접 회부 법안을 의결하고 있다. 이날 의결된 법안은 간호법안과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모두 7건으로, 오는 9일까지 여야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표결에 부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