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들썩
주담대 한달전보다 0.28%p↑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에도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금리 변동성이 커졌다. 사진은 5일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에도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금리 변동성이 커졌다. 사진은 5일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권 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르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로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채권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우대금리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별 변동금리 산출 방식 차이·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반영 시차가 나타나 소비자들은 금리 추이를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410∼6.522% 수준이다. 한 달 전인 2월 3일과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0.280%포인트(p) 올랐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589%p(3.889%→4.478%) 뛰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5.420∼6.450%)도 한 달 사이 하단이 0.270%p, 상단이 0.140%p 높아졌다. 역시 은행채 1년물 금리 상승(0.391%p)과 관계가 있다. 최근 1∼2주 채권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주로 미국의 물가 불안과 이에 따른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 등 긴축 기조 강화 예상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의 경우 현재 연 4.920∼6.946%로 하단은 0.030%p 떨어졌지만, 상단은 0.056%p 높아졌다. 최근 은행들은 지표 금리인 은행채(고정금리)나 코픽스(변동금리) 변동 폭보다 더 적게 대출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정부와 여론의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한 달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589%p 올랐지만, 이 금리를 지표로 삼는 4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 하단의 인상 폭은 절반 수준인 0.280%p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은 3일부터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신규구입자금 용도) 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를 0.3%p 낮추고 주택담보대출(생활안정자금 용도) 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도 0.2%p 인하했다. NH농협 역시 같은 날부터 가계 신용대출과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에 일괄적으로 0.3%p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반면 4대 은행의 한 달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하단 하락 폭(-0.030%p)은 코픽스(-0.470%p)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상단의 경우 코픽스 인하와 상관없이 0.056%p 더 올랐다.이런 현상의 원인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일부(신한·하나은행)가 실제 적용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할 때 코픽스 변동분을 기계적으로 더하거나 빼는 게 아니라 예금금리나 채권금리 등 실제 조달금리를 따로 계산해 반영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1월 기준금리가 인상됐을 때 대출금리는 떨어지고, 2월 동결되니 대출금리가 다시 오른데다 코픽스 흐름과도 잘 들어맞지 않아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여러 변수가 있지만, 시장금리와 예금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약 한달의 시차를 두고 코픽스 등에도 상승분이 반영돼 고정금리 뿐 아니라 변동금리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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